“배울 것 더 많다” 스스로 낮춘 사령탑, 첫 우승 KB스타즈 초짜 감독 안덕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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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코치 농구인생 대부분 일본서… 의견 두루 묻고 열정으로 다가서

여자프로농구 KB스타즈가 2016년 4월 안덕수 감독(45·사진)을 신임 감독으로 지명했을 때 그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당시 40대 초반의 초보 사령탑으로 2007년부터 9년간 일본 여자농구 샹송화장품 코치를 지냈을 뿐 국내 농구에서는 지도자 경험이 없었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닌 후 일본 오사카 하쓰시바 고교와 후쿠오카 규슈산업대에서 농구를 했던 안 감독에게 한국 농구 경험은 삼성에서의 한 시즌(1997∼1998)이 전부였다. 은퇴 후에는 대학농구연맹 사무국장으로 코트를 떠나 있기도 했다.

의심과 기대가 섞인 취임 이후 3년이 지나 안 감독은 KB스타즈를 구단 역사상 첫 통합우승이라는 고지에 올려놓았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KB스타즈는 25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73-64로 이겨 3연승으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험 부족은 오히려 강점이 됐다. 안 감독은 “나는 가진 것보다 앞으로 배울 게 훨씬 많은 감독이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KB스타즈 관계자는 “안 감독은 혼자서 판단하기보다 코치진과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소통하는 지도자”라고 설명했다. 시즌 중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안 감독은 선수단 한 명 한 명의 입맛까지 꿰고 있을 정도로 선수들과 가까이서 호흡하는 리더였다. 경기장에서 그는 땀 때문에 매번 셔츠를 두 벌 준비해야 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코트를 누빈다.

그런 안 감독에게 선수들도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카일라 쏜튼(27)은 안 감독 얼굴이 그려진 배지를 팬에게서 빼앗아(?) 가슴에 달고 다닐 정도로 안 감독의 열렬한 팬이다. 주장 강아정은 “감독님은 공과 사가 확실한 분이다. 훈련 때는 누구보다 엄격하지만 쉴 때는 한없이 편하게 해주신다. 감독님의 스타일에 적응하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많이 밝아졌다”고 말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여자프로농구#kb스타즈#안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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