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목구멍’발언 리선권 행사내내 말아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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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묻자 “감개무량” 짤막한 답변… 기자들 질문 이어지자 北요원 제지
조명균 “리선권 말 안할것” 예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착공식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 착공식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오찬에서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26일 남북 철도 착공식에 북측 주빈으로 참석했다. 냉면 발언 이후 처음으로 남북 공개 행사장에 나선 그는 앞서 입담을 과시하던 모습과는 달리 행사 내내 말을 아꼈다.

검은색 반코트 차림의 리선권은 기념촬영 때도 입을 굳게 다물고 담담한 표정이었다. “착공식 소회는 어떻습니까”란 질문엔 “감개가 무량합니다”라고만 했다. “실제 공사는 언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엔 “남측과 협의할 겁니다”라고 답했다.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듯하자 북측 보장성원이 서둘러 제지에 나섰다. 리선권은 행사장을 떠날 때 사진기자가 근접 촬영을 시도하자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개성으로 향하기 전 서울역에서 “(제가) 오늘 공식 발언 안 한다. 리 위원장도 저와 같이 말 안 할 것이다. 저희는 그냥 (행사를 빛내는) 고명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조 장관이 이례적으로 ‘리선권이 오늘 말 안 할 것’이라고 예고한 것. 냉면 발언 논란의 확산을 막고, 내년에도 ‘조명균-리선권’이 고위급 회담에 각각 나설 수 있게 남북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동취재단·황인찬 기자 hic@donga.com
#리선권#남북철도#착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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