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이 김정은 연내 서울 답방에 주력하는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3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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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방문 성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역사상 처음 이른바 ‘백두혈통’이 서울 땅을 밟는 것 자체만으로도,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의 서울 상봉은 한반도 평화 국면을 전 세계에 알릴 최적의 장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지지부진한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동력을 불어넣는 일종의 촉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답방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북한 지도자가 서울을 방문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답방이 이뤄진다면 그 자체가 세계에 보내는 평화적 메시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의지 등을 다 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제를 떠나 답방 자체가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남북은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추진코자 했으나 북한 내부 사정으로 불발된 바 있다.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남측 땅을 밟긴 했지만 서울에 북한 지도자가 찾는 것은 최초다.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모습이 생방송으로 전 세계에 송출되면 은둔국가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방 의지를 알릴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실제로 답방하면 역사적으로도 엄청난 사건이고 주변국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게다 북미대화 속도를 이끄는 계기도 될 수 있다. 한미 정상이 1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통해 김 위원장의 답방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모은 것도 진전된 남북관계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의 불신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 답방은 미국에게 일종의 시그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경제 상황 등 악화되는 국내 여론을 염두에 두고 대대적인 분위기 반전용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근 청와대 공직 기강 해이 문제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탈출구로 삼아야 하는 것은 오직 이번 답방뿐이라는 정치적 판단도 들어있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찍으며 하락세를 보이고, 경제는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청와대 공직기강 논란에 이어 야권에서는 ‘조국 사퇴론’을 주장하고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더욱 ‘김정은 답방’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게다 남북 정상은 지난 4·27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과 함께 남북 관계 급진전에 대해 뜻을 보았지만 정작 북미대화가 정체 상태에 이르면서, 그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양 정상이 약속한 ‘서울 답방’ 만이라도 꼭 성사시켜보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남은 것은 김 위원장의 결단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 답방할지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며 선택의 공을 북한에게 넘긴 상황이다. 청와대는 연일 연내 답방에 대해 ‘유동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내부적으론 서울 정상회담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2일 오후, 2시간 동안 회의를 열고 김 위원장 답방과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이미 남북이 실무적인 준비를 마치고 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최종 승인만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통일부는 이날 김 위원장의 연내 답방이 가능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에는 북한 내부적인 사정에 따라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만의 생각만으로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아직도 연내 답방은 유동적”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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