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경협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아산이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대북 관광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북 사업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현대아산과 부산시는 지난달 19일 부산시청에서 대북 연계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회의를 열었다. 본보가 입수한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부산시는 현대아산과 함께 북한 경협 관련 네트워크 구축, 대북 관광사업 발굴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는 부산의 김해공항과 해양 인프라를 대북 관광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부산 경유 북한관광상품 개발 △북한으로 가는 크루즈 노선 운영 △북한 원산에 전시 컨벤션 건립 및 운영 등을 모색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북 투자 여건이 조성될 경우 발 빠르게 역할을 하기 위해 부산시 요청으로 첫 회의를 열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부산시뿐 아니라 공기업, 일반 기업들과도 지속적으로 대북 사업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현대아산이 대북 사업 확대를 위해 투자 파트너를 모으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현대그룹과 현대아산은 대북 경협 사업을 독자적으로 추진할 만큼의 자금 여력이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2008년 7월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 현대아산은 주력 사업이 사라지면서 임직원 약 85%를 줄인 바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북 관광 사업에 투자를 할 방침인 만큼, 부산시처럼 대북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 주체들과 사전 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자체에 남북 협력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아산이 지자체와 협의하게끔 만든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북 사업에 정통한 국회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지자체가 남북 교류 사업을 추진할 경우 승인 요건을 완화해 주거나, 지자체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추진 중”이라며 “현대아산은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어 좋고, 지자체는 대북 사업 성과를 높일 수 있어 양측 모두 좋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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