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일 “다음 주 (북한 측) 나의 카운터파트인 2인자와 일련의 대화를 갖게 될 것”이라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를 공식화했다. 그 시기와 장소는 7, 8일 뉴욕이 될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관측이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북 협상을 서두르지 않는다는 기조 아래 상황 관리에만 치중해 온 만큼 이번 회담이 교착상태를 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1·6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 열리는 이번 고위급회담에선 그간 미뤄뒀던 의제들이 한꺼번에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사찰단 구성과 파견 일정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핵 신고와 검증, 제재 완화와 종전선언 등 북-미가 요구하는 사안을 조합하는 비핵화 로드맵도 본격적으로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중간선거 결과는 북핵 협상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중간선거 결과도 지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만큼이나 예측불허다. 다만 공화당이 하원뿐 아니라 상원까지 모두 과반을 잃는 참패로 끝나지 않는 이상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성과”라고 자랑하는 대북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행보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비핵화 시간표도 그에 맞춰 짜일 가능성이 높다.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미 간에는 ‘행동 없는 약속’과 ‘실체 없는 선전’만 난무했을 뿐 실질적 비핵화에선 한 치의 진전도 이루지 못했다. 이제 11·6 중간선거 변수가 사라지는 만큼 북-미 간엔 지난 5개월의 공백을 끝낼 수 있는 실질적 협상이 이뤄져야 하고, 그것은 비핵화 의지를 실천에 옮기는 북한의 구체적 행동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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