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효자 셔틀콕 대표팀의 딜레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8년 6월 4일 05시 30분


강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강경진 감독. 스포츠동아DB
전통적인 올림픽 효자 종목 배드민턴 대표팀은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진행 중이다. 2016~2017년 6명의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모두 세계상위권을 지켰던 빼어난 선수들이다.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수년간 독점한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후배들에게 내어주기 위한 선택, 그리고 더 활발한 개인 선수활동을 위한 결정이었다.


스타 선수 출신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은 강경진 대표팀 감독은 갑작스러운 전력 공백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도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 후보선수단 육성, 초중고 학교 팀 지원 등을 위해 글로벌브랜드 빅터와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국내보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은 스타 선수 입장에서는 개인 후원 계약이 어렵다는 갈등이 발생한다. 일년 내내 훈련과 대회가 이어져 높은 상금이 보장되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리그 참가도 제한적이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국가대표팀의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2016년 국가대표 은퇴 선수의 국제대회 참가를 나이로 제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처음 남자기준 만27세 이상이었지만 지난해 만31세로 규정을 강화했다. 그러나 서울고등법원은 지난달 25일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이 규정을 정지시켰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지만 매우 당혹스럽다. 은퇴 선수들의 모든 국제대회 출전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었고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의 유지,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규정이었다. 체계적인 선수관리가 어렵게 되고 현행 대표팀 시스템 유지도 힘들어진다. 선수들의 대표팀 은퇴와 해외 리그 활동에 전념하는 사례가 증가될 것으로 우려 된다. 그동안 후원사의 후원금 총액의 20%를 선수단에 지급했고 국제대회에서 본인이 획득한 90%를 지급해왔다”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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