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힘든 시절”… 2년전 문재인 대통령 처지 된 안철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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黨진로-세력갈등 거센 반발 직면
안철수 “이견 있어도 중앙당서 빨리 정리”… 바른정당과 연대 마이웨이 선언
黨 안팎선 “분당 열차 출발 임박”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시작된 날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2년 전인 2015년 12월 12일을 이렇게 기억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문 대통령은 늦은 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서울 노원구의 안 대표 자택을 찾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40여 분 동안 밖에서 기다리다 악수만 나눈 뒤 쓸쓸히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이틀 뒤 안 대표는 탈당을 선언했고, 문 대통령은 비문(비문재인) 진영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정말 정치가 싫어지는 날”이라고 했다. 비문의 거센 저항에 문 대통령은 결국 당 대표직까지 내려놨다. 반면 독자노선을 택한 안 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39석을 얻는 돌풍을 이끌었다.


그러나 2년이 흐른 지금, 안 대표는 당시 문 대통령과 흡사하게 어려운 처지가 됐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꺼내든 안 대표는 호남 의원들의 극심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11일에도 전북 전주에서 곤욕을 치렀다. 통합을 반대하는 당원 10여 명은 안 대표를 향해 “탈당하라”, “자폭하라”라고 소리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하지만 안 대표는 통합을 향한 더 강한 메시지를 내놨다. 안 대표는 “이견이 있을지라도 빨리 중앙당에서 정리를 해야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의견을 나눴다. 종합적으로 (통합 문제를) 중앙당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또 “자유한국당과 합치는 일은 절대 없다. 바른정당과 ‘반(反)자유한국당’ 연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이웨이’ 선언이다.

문제는 더 강해지는 당내 반발 기류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묻는 것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진 않지만 당내에 그런 의견이 팽배하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 중진 모임인 평화개혁연대도 지난주에 이어 13일에도 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통합에 반대하는 초선 의원 10여 명이 꾸린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와 연대해 안 대표를 압박할 계획이다. 당 안팎에서 “분당(分黨) 열차 출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최고야 기자
#문재인 대통령#안철수#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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