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벌칙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8일 05시 45분


“말썽쟁이 막둥이 뽀삐, 어떻게 혼을 내야 될까요?”

반려동물의 올바른 행동을 위해 벌칙을 사용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특히 반려견과 사람 사이에 서열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이렇게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려견을 바람직하게 기르고 싶다면 벌칙은 가능한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벌칙은 교육효과가 떨어지고 교육과정에서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벌칙’은 물리적으로 신체적인 위해를 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말로 혼을 내거나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을 통틀어 의미한다.

그렇다면 왜 반려견 교육에 벌칙이 적절하지 않을까?

가장 첫 번째 문제점은 정확한 타이밍에 벌칙을 주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벌칙으로 동물에게 잘못을 인지시키려면 잘못된 행동을 한 1초 이내에 혼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그 타이밍을 놓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벌칙을 주기 때문에 반려견의 입장에서는 혼은 났지만 왜 혼났는지 이해할지 못하게 된다.

또 잘못된 행동을 했지만 혼나지 않았을 경우 반려견은 상대적으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혼나지 않은 잘못은 칭찬으로 받아들여 계속 반복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벌칙이 효과를 보기 위해선 충분한 강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벌칙 훈련의 경우 동물들이 어느 순간 벌칙에 적응하게 되면서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보호자는 벌칙의 강도를 더 높이게 되면서 신체적 손상이나 공포의 위험성도 함께 높아지게 된다.

보호자도 벌칙을 사용 할수록 폭력성이 함께 증가해 화를 풀기 위해 벌칙 표현이 점점 강화된다.

벌칙에 흔히 사용되는 초크체인(쇠사슬로 된 조임줄)은 기도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시추 등과 같은 얼굴이 짧은 품종이나 기도협착증이 있는 반려견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벌칙 사용이 보호자와 반려견 사이의 신뢰 관계를 손상시킨다. 강도와 관계없이 벌칙은 동물에게 공포를 줘 부정적인 보호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개체에 따라 벌칙 강도와 상관없이 심한 공포를 일으킬 수 있고 일상 중에도 쉽게 공포를 느끼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들도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때론 감정조절이 안된 상태로 동물을 혼내거나 벌칙을 가할 때가 있다.

하지만 벌칙을 교육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선 안 된다. 이는 교육을 빙자한 동물학대임을 인지해야 한다.

● 최인영 수의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타임스퀘어점, 홈플러스 중계점) ▲SK BTV 85번 마이펫티비-신지의 궁금해요 펫닥터 MC ▲㈜러브펫코리아 대표이사 ▲서울특별시 수의사회 이사 ▲한국중고육상연맹 이사

러브펫동물병원 대표원장

[스포츠동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