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한국야구 사상 첫 독립리그 열리던 날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24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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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신성현-한화 김원석(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두산 신성현-한화 김원석(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한국야구 독립리그 출범을 선언합니다.”

힘찬 선언과 함께 한국야구 역사상 최초의 독립리그가 첫 발을 내디뎠다. 연천 미라클과 저니맨 외인구단이 참가하는 독립리그는 2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출범을 알렸다.

프로의 하위형태격인 독립리그는 미국과 일본 등에선 이미 활성화돼있지만, 한국에서만큼은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했다. 프로 일변도의 환경에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리그를 유지하는 일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 그러나 프로 문턱을 넘지 못한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자는 여론이 조성되면서 독립리그 출범을 위한 움직임이 일었고, 2015년 창단한 미라클과 2016년 탄생한 저니맨이 힘을 합쳐 리그를 발족시켰다. 정식명칭은 한국야구독립리그(KDL, Korea Dream League)다.

두 팀이 함께 내건 목표는 선수들의 프로 진출이다. 두산 신성현(고양 원더스 출신)과 한화 김원석(미라클 출신) 등을 이을 새싹을 발굴해내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미라클과 저니맨은 리그에서 예정된 20경기는 물론 프로 육성군과 대학팀들을 상대로 계속해 연습경기를 펼쳐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뽐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개막전이 열린 이날에도 여러 프로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아 원석을 눈여겨봤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과 KBO 이광환 육성위원장 등 야구계 원로들도 참석했다.

오랜 기다림이 있었던 만큼 독립리그 출범에 앞장선 야구인들의 감격은 어느 때보다 컸다. 연천 미라클 김인식 감독은 “선수로 참가한 1982년 프로야구 원년 개막전만큼이나 감개무량하다. 모든 조건을 떠나 이 선수들이 마음 놓고 야구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감격을 표했다. 저니맨 최익성 감독 역시 “독립리그가 어려운 과정을 뚫고 출범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력은 물론 기본인성을 갖춘 선수를 육성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 팀의 현재 선수단 규모는 20명 안팎이다. 미라클은 부상선수 2명을 포함해 총 25명의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고, 저니맨은 17명으로 전력을 꾸렸다. 비교적 적은 규모를 놓고 최 감독은 “독립리그가 알려지면서 야구공을 놓았던 선수들에게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프로에서 방출되거나 군대를 갓 제대한 이들이 합류하면 충분한 인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동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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