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경제] 아파트 관리비는 쌈짓돈? 승강기 수리할 돈도 없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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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의 완공된 지 10년이 넘은 아파트 15층에 사는 A씨(53)는 요즘 아파트 승강기를 탈 때면 주저하곤 합니다. 한 달 새 그가 탄 승강기가 두 번씩이나 멈춰 섰기 때문입니다. 관리사무실에 수리를 요청했지만 “오래 돼서 어쩔 수 없다”는 관리소장의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뒤늦게 대규모 수리를 위해 적립해야 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제대로 모아두지 않아 승강기를 수리할 돈이 없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전국 3349개 아파트 단지가 외부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감사를 점검한 결과 이 중 54%인 1800개 단지가 엉터리 감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사 계약 검토를 소홀히 하거나 A씨 아파트처럼 장기수선충당금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감사를 소홀히 한겁니다. 그러다보니 713개 단지에서는 관리사무소 직원이 관리비를 빼돌려 개인 빚을 갚는 등의 비리가 3435건이나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주민 안전과 직결된 아파트 관리비. 혹시나 쌈짓돈으로 새고 있지는 않은지 두 눈 부릅뜨고 살펴봐야겠습니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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