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사이드] 비스트 사태로 본 가요계 ‘이름 전쟁’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7일 06시 57분


상표권을 가진 기획사와 가수 간의 갈등, 이해관계 등으로 이름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비스트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선 하이라이트. 스포츠동아DB
상표권을 가진 기획사와 가수 간의 갈등, 이해관계 등으로 이름을 둘러싼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비스트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선 하이라이트. 스포츠동아DB
비스트 5인 결국 ‘하이라이트’ 새 이름
신화·엠씨더맥스 등 원 소속사와 갈등
딕훼미리·사랑과 평화 등 멤버간 대립
상표권 침해 피해 유사한 이름 쓰기도

비스트 5인(윤두준·용준형·양요섭·이기광·손동운)이 결국 ‘하이라이트’란 새 이름으로 3월 말 첫 음반을 준비중이다. ‘비스트’에 대한 상표권을 가진 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새 멤버로 새로운 비스트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비스트 5인은 새 이름을 고민해왔다. 큐브가 예고한대로 3인조 비스트를 선보이면, 사실상 ‘두 팀의 비스트’가 활동하는 촌극이 빚어진다. 하이라이트처럼 가수와 원 소속사가 이름으로 갈등을 겪거나, 이름 때문에 곤란을 겪은 일은 가요계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신화와 엠씨더맥스, V.O.S, 하리수, 버즈 등은 이름을 쓰지 못할 뻔한 위기를 겪었다가 소송, 합의 등으로 이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엠씨더맥스는 2007년 ‘두 팀의 엠씨더맥스 논란’에 휩싸였다. 엠씨더맥스가 전속계약 분쟁으로 당시 소속사를 떠나자 상표권을 보유한 해당 기획사는 엠씨더맥스 2기를 만들어 싱글을 냈고, 명칭 사용금지가처분신청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엠씨더맥스의 손을 들어줬고, 엠씨더맥스 2기는 정식으로 데뷔하지 못했다. 하리수 역시 데뷔당시 몸담은 기획사 측에서 상표권을 주장했고, ‘2대 하리수’를 예고하기도 했지만, 극적 합의를 통해 현재 이름을 유지하고 있다. 신화는 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로부터 ‘신화’ 상표권을 양수한 회사와 상표권 사용 계약과 관련해 3년간의 분쟁 끝에 법원의 조정을 통해 상표권을 넘겨받는 데 합의했다. V.O.S와 버즈는 소속사가 바뀌는 과정에서 이름 사용의 위기를 맞았다가, 원만하게 합의가 이뤄졌다.

멤버 간 대립으로 어지러운 상황을 맞은 팀도 있다. ‘또 만나요’의 딕훼미리는 2014년부터 이박무·이천행 대 홍수진으로 원년 멤버들이 나뉘어져, 현재 같은 이름의 서로 다른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동안 뜸했었지’의 사랑과 평화는 원년 멤버 이철호가 상표권 등록을 마치면서 또 다른 원년 멤버 최이철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사랑과 평화라는 이름을 쓸 수 없게 됐다.

남성 5인조 SS501 출신 허영생·김규종·김형준 세 사람은 상표권 침해 피하려 ‘SS501’과 유사한 ‘더블에스301’이란 이름을 쓰고 있다.

걸그룹 레드벨벳, 투애니원은 인디가수들과 같은 이름 썼다가 논란이 빚어졌다. 2014년 레드벨벳 데뷔가 예고되자 당시 활동하던 여성듀오가 반발했다. 투애니원은 2009년 ‘21’으로 이름 지었다가 당시 ‘21(To Anyone)’으로 활동중인 남성가수의 반발을 샀다. 레드벨벳은 사과 후 이름을 그대로 쓰고 있다. 투애니원은 표기를 ‘2NE1’으로 바꿨다.

연예인에게 예명은 그 자체로 강력한 브랜드이고 무형의 가치도 크다. 앞으로도 가수 이름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의 여지는 많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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