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의 장하나, 역전의 이글샷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20일 05시 45분


장하나가 19일 호주 애들레이드 로열애들레이드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17시즌 한국여자골퍼의 해외대회 첫 우승이다. 사진제공 | KLPGA
장하나가 19일 호주 애들레이드 로열애들레이드골프장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2017시즌 한국여자골퍼의 해외대회 첫 우승이다. 사진제공 | KLPGA
■ 호주여자오픈 정상…시즌 첫 우승

17번홀 이글로 단숨에 3타 차 선두로
합계 10언더파 우승…LPGA 통산 4승


장하나(25·BC카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짜릿한 역전우승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장하나는 19일 호주 애들레이드 로열애들레이드골프장(파73)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82타로 극적인 역전우승을 일궜다. 시즌 첫 우승이자, 개인통산 4승째를 거두는 한편 2017시즌 한국여자골퍼가 해외에서 차지한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선수들은 이번 대회에 대거 불참했다. 세계랭킹 10위 이내 중 장하나(6위)만 출전했다. 강자들이 대거 빠지면서 개막 전 관심은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2위 아리야 쭈타누간(태국)의 대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나 전인지(3위), 김세영(7위), 유소연(9위), 박성현(10위)이 모두 빠진 가운데 장하나가 모두의 예상을 깨버렸다.

장하나의 장점과 특기가 만들어낸 우승이다. 선두 리젯 살라스(미국)에 4타 뒤진 공동 7위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한 장하나는 1번홀(파4) 보기로 우승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몰아치기에 능한 장하나는 후반 무서운 추격전을 펼쳤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어렵게 세팅된 13번·14번홀(이상 파4)에서 우승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속 버디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2타차 선두를 달리던 살라스는 12번홀부터 14번홀까지 3연속 보기를 적어내면서 무너졌다.

살라스의 실수로 공동선두가 된 장하나는 17번홀(파5)에서 쐐기를 박았다. 특기인 장타와 배짱 플레이가 나왔다. 425m로 파5 중 가장 짧은 이 홀에서 티샷을 함께 경기한 포나농 팻럼(태국)보다 20m 이상 더 보냈다. 장하나는 드라이브샷을 260야드 이상 보낼 수 있는 장타자다. 아이언을 잡고 가볍게 2온에 성공했고, 10m 남짓한 거리에서 이글 퍼트를 성공시켰다. 단숨에 3타차 선두로 나선 장하나는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4타 차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반면 살라스는 실수로 자멸하면서 공동 7위(5언더파 287타)까지 미끄러졌다.

장하나는 지난해 3승을 기록하며 LPGA 투어의 강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즌 도중 동료와의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리면서 4월 이후 잠시 투어 활동을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4월까지 2승을 따내며 펄펄 날다 9월말까지 우승을 추가하지 못했다. 긴 침묵을 깨고 10월 푸본타이완챔피언십에서 3승째를 신고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관심을 모은 세계랭킹 1·2위의 대결에선 쭈타누간이 판정승을 거뒀다. 공동 3위(6언더파 286타)에 올랐다. 올 시즌 코치와 캐디, 그리고 클럽까지 바꾸며 변신을 꾀한 리디아 고는 공동 46위(2오버파 294타)에 그쳤다. 한국의 아마추어 최혜진(18)이 공동 7위에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장하나의 우승으로 시즌 첫 승에 성공한 한국여자골프는 다음주 무대를 태국으로 옮겨 또 한 번 우승사냥에 나선다. 2015년 7승, 2016년 9승 합작으로 2년 연속 한 자릿수 우승에 그쳤던 태극낭자들이 연속 우승에 성공할지 궁금하다. 23일 개막할 혼다타일랜드에는 전인지, 김세영, 박인비, 유소연 등이 총출동한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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