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고속성장 끝? 2016년 성장률 6.7%…26년 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0일 15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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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6.7%에 그쳐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경제는 바오치(保七·성장률 7% 유지) 고속성장 시대를 끝내고 중저속 성장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6.7% 성장했으며 목표 범위인 6.5~7%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성장률은 1990년 3.9% 이후 가장 낮다. 작년 4분기 GDP는 전년 동기보다 6.8% 늘어나 1~3분기 모두 6.7%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것보다는 나아졌다.

올해 3월 초 발표될 올해 성장률 목표치는 '6.5%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중국 경제 성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 전체 수출의 18% 가량을 차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중국산 수입 제품 45% 관세 부과'가 그대로 실행되면 중국 경제성장률을 3%포인트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부동산 거품 등으로 지지해 온 경제 성장도 지속하기 어려운데다, 올해 예고된 3차례의 미국의 이자율 인상으로 외환 유출이 가속화하는 것도 중국의 내수 경제 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는 '바오치' 시대를 마감하고 '6%대 성장률'을 지키기 위한 '바오류(保六)' 시대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은행(WB)은 10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와 내년 예상 성장률을 6.5%와 6.3%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5%로 조정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처음으로 70조 위안(1경2011조원)선을 넘어선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전년보다 늘어난 경제 총량 5조 위안(857조원)은 5년 전이라면 10% 성장률에 해당한다는 설명도 붙였다.

차오허핑(曹和平)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지난해 세계적으로 '블랙스완(도저히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상황)'이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중국 경제는 6.7% 성장이라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대중 수출 의존도가 26%(2015년)로 최대 교역국인 한국은 중국 경제가 중저속 성장세로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사드 갈등까지 겹치는 경우 더욱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전년대비 7.7% 줄어드는 등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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