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2與2野” 국민의당 “1與3野” 속다른 4자 셈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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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르는 新4당체제]보수신당 견제-연대 입장 달라… 대선 의식한 프레임 전쟁 시작
홀로 개헌반대 친문은 “1野3與”

  ‘개혁보수신당’(가칭) 출범으로 4당 체제가 현실화하면서 야권 진영별로 보수신당을 포함한 구도 설정에 고민하고 있다. 겉으로는 새누리당의 분화로 ‘1여 3야’ 구도다. 그러나 보수신당의 위치를 각기 다르게 규정하면서 야권 내부의 ‘프레임 전쟁’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이는 장기적으로 대선 구도와도 맞닿아 있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2與 2野’ 몰아가려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23일 보수신당에 대해 “비박(비박근혜) 의원들이 탈당해 ‘꼬리 자르기’를 한다고 해서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보수신당도 새누리당처럼 ‘박근혜 정부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이는 보수신당이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성공해 중도 성향 제3당 지위를 다질 경우 국회 주도권은 물론이고 이후 대선 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보수신당을 야권으로 본다면 우상호 원내대표가 염두에 둔 야권 통합이 어려워진다는 문제도 있다.

 다만 민주당은 보수신당 출범으로 국정 교과서 폐지나 검찰·재벌 개혁 등 야당의 ‘개혁 입법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주류가 탈당하면 100석 이하로 줄어들 새누리당은 국회선진화법으로도 이를 막을 수 없을 확률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약간 다르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25일 “개헌에 대한 태도만 봐도 ‘1야 3여’ 구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보수신당 못지않게 국민의당도 개헌 추진을 당론으로 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더욱이 ‘문재인 때리기’에도 가세하는 국민의당을 아예 여권으로 몰아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문 전 대표 측의 ‘민주당 대 비(非)민주당’,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와도 연관된다. 문 전 대표는 “정계 개편 논의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 당이 강해지면 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설령 국민의당과 보수신당 등의 제3지대 개편이 가시화되더라도 ‘여권끼리의 연대’로 규정해 야권 지지층에 미칠 파급력을 최소화하겠다는 속내다. 다만 국회 운영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협조가 절실한 민주당은 국민의당과는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있다. 당 관계자는 “(원외 신분인) 문 전 대표 측은 법안 등 국회 현안에서 자유롭지만, 당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 국민의당, 1與 3野 구도 속 친박·비박 분리

 국민의당은 친박(친박근혜)과 비박을 분리해 대응하고 있다.

 비박계에는 “탈당은 국가적으로 대단히 잘된 일”(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라며 우호적이지만, 친박계를 향해선 “역사 속에서 사라져야 할 집단”(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이라며 연일 맹공이다. 국민의당이 제3지대 플랫폼이 돼 ‘1여 3야’ 구도에서 정계 개편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패권세력 배제에 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호남 여론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결선투표제를 둘러싼 논란도 이런 ‘프레임 전쟁’과 연관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결선투표제가 도입된다면 진영별로 후보를 내고, 살아남는 후보 중심으로 결선투표에서 뭉치면 된다”며 “지지율 1위인 문 전 대표는 꺼릴 수 있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이 높지 않은 국민의당, 보수신당에는 매력적인 카드”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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