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당일 강남 미용사 부른 靑… 또 다른 외부인은 없었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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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세월호 7시간’ 靑 해명과 남는 의혹

  
대통령 탄핵 표결을 이틀 앞둔 7일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의혹이 남아 있는 가운데 청와대 앞에서 경찰 경비단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통령 탄핵 표결을 이틀 앞둔 7일 ‘세월호 7시간’과 관련해 여전히 많은 의혹이 남아 있는 가운데 청와대 앞에서 경찰 경비단이 교대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세월호 7시간’ 중 박근혜 대통령이 유명 미용사(청와대 계약직원)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나머지 시간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참사 당일 또 다른 외부인이 방문했을 가능성도 있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7시간’ 동안 의료행위가 없었다는 청와대 해명을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① 수면제와 세월호 당일 공백의 연관성

 청와대는 자낙스, 할시온 등 향정신성 수면제 1000여 개를 주기적으로 구입했다. 이 의약품들의 구입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 해외 순방 시 수행 직원들의 시차 적응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2013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청와대 구입 의약품의 처방 내용을 전수 분석한 결과 이런 향정신성 수면제가 올해 9월 초 러시아 중국 순방을 다녀온 후인 10월에 처방되는 등 순방 일정과 관계없이 수시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이선우 의무실장은 “박 대통령에게 수면제 처방을 10번 이내로 했다”고 5일 국정조사에서 고백했다. 수면제 처방이 대통령에게 언제 얼마나 이뤄졌는지가 밝혀져야 하는 이유다.
② 의무 관계자 위증 가능성은 

  ‘청와대 직원용’이라던 감초주사, 태반주사 역시 박 대통령에게 투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 정보를 밝힐 수 없다”고 버티던 이선우 실장이 계속되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들 주사제를 처방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들 주사제를 500여 개나 구입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에 대한 처방 횟수와 일시는 공개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저 정문이 아닌 지하 루트를 통해 의무동을 갈 수 있다는 점, 의무실장, 간호장교(2명) 외에도 군의관 3, 4명이 당시 함께 근무했던 점이 밝혀지면서 박 대통령에게 투여된 각종 주사제에 대한 상세한 정보도 공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 미용사 외 출입한 인물은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전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은 수시로 청와대를 방문했다. 자문의를 관리해야 할 전 대통령 주치의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도 “김 원장이 밤에 대통령 독대 치료를 한다는 말만 들었지 치료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더구나 경호실은 최순실 씨 등을 청와대 ‘보안손님’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보안손님은 대통령 접견인사 중 출입증을 패용하지 않고 별도로 출입하는, 즉 사실상 ‘프리패스’를 통해 청와대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인사를 뜻한다. 세월호 참사 당일에도 또 다른 인물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④ 김영재는 무엇을 숨기나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 의원을 둘러싼 의혹도 풀리지 않고 있다. 김영재 원장과 부인이 운영하는 리프팅 실 개발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은 이번 정부에서 각종 혜택을 받았다. 의료계에서는 김 원장이 최 씨 일가, 나아가 박 대통령에게 ‘비선 진료’를 제공하고 사업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김 원장 측은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 진료 루머에 대해서만 “참사 당일(수요일)은 정기 휴진이라 골프를 쳤다”고 해명했을 뿐 다른 의혹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한 달간 수요일에는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 원장이 매주 수요일 휴진을 한 게 비선 진료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⑤ 서창석과 이임순의 진실 공방

 박 대통령의 전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최 씨 일가의 주치의 역할을 한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간 진실 공방도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서 원장은 자신에게 김 원장 부부를 소개한 인물로 이 교수를 지목했지만 이 교수는 “김 원장 부부를 알지 못한다”며 부인했다.

 이 교수는 오랫동안 최 씨 일가를 진료하고 서 원장과도 친분이 있다. 반면 서 원장이 일면식도 없는 김 원장 부부를 적극 도운 데에는 이 교수 요청 외에도 청와대가 개입됐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서 원장이 대통령 주치의, 서울대병원장에 임명됐을 당시 의료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많았다.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컸다.

김윤종 zozo@donga.com·김호경 기자
#세월호#미용사#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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