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 ‘불신의 시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1월 29일 06시 57분


영화 첨밀밀.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첨밀밀. 사진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첨밀밀’ 드라마화 소식에 우려 목소리
원작 팬 - 일반시청자 ‘접점 찾기’ 과제


일부 해외 드라마나 영화의 리메이크작이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를 낳고 있다. 과거와 달리 유명 작품을 리메이크하면서 그 완성도가 원작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다.

최근 홍콩영화 ‘첨밀밀’이 내년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팬들은 분분한 의견을 내고 있다. 2000년대 한 차례 리메이크 계획이 무산된 바 있어 방송가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리밍(여명)과 장만위(장만옥) 주연의 영화는 1997년 개봉 당시 높은 인기를 끈 작품으로, 국내 버전에서 남자주인공은 탈북자나 조선족으로 그려질 계획이다. 팬들은 국내 연기자들의 활약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첨밀밀’만큼은 건들지 말길”이라며 “좋아하는 영화인데 망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등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실 ‘첨밀밀’과 같이 국내에서 막강한 팬덤을 지닌 작품은 리메이크하기가 까다롭다. 특히 원작의 팬들과 일반 시청자 사이의 접점을 찾기가 더욱 어렵다. 국내 정서에 맞게 각색 과정을 거치지만 원작이 지닌 색깔과 특유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해 비난을 받기 일쑤였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가 대표적이다. 원작과 전혀 다른 느낌이라는 지적 속에 드라마는 미국 HBO가 시즌8까지 방송한 것을 리메이크한다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1%대 시청률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내년에는 미국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와 ‘슈츠’, 일본드라마 ‘마더’와 ‘얼음의 세계’가 리메이크된다. 범죄수사물인 ‘크리미널 마인드’는 시즌12, 법정 이야기를 그리는 ‘슈츠’는 시즌6까지 제작돼 국내에서도 많은 시청자가 즐겨봤다. 국내에선 장르물이 성공한 사례가 흔치 않지만, 앞서 ‘굿와이프’가 인기리에 방송한 점에서 위안을 받는다.

‘마더’와 ‘얼음의 세계’는 각각 아동학대와 살인사건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원작의 다소 자극적 내용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국내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룬 소재여서 각색 방향에 시선이 쏠린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원작 팬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방송 내내 어려움을 겪는다”며 “새로운 팬 유입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이해시킬 수 있는 캐스팅과 각색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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