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 日 역대 최대 165km 직구에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7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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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괴물 투수' 오타니 쇼헤이(22·니혼햄)가 던진 165km의 직구에 일본 열도가 들썩이고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마운드와 타석 모두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오타니는 16일 일본 삿포로 돔에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클라이막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5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7-4로 앞선 9회 초. 오타니 이름 앞에 있던 DH(지명타자) 표시가 투수를 뜻하는 P로 바뀌었다. 올해 선발 투수로만 출전한 오타니가 마무리 등판을 자원한 것.

첫 타자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던진 오타니의 초구 직구는 163km를 전광판에 찍었다. 두 번째 타자 요시무라 유키에게 던진 초구는 165km가 나왔다. 9월 7일 자신이 세운 일본 프로야구 역대 최고 구속(164km)을 1km 경신한 것.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 타자 혼다 유이치를 상대할 때는 165km 직구를 두 번이나 더 던졌다. 그가 던진 8개의 직구는 모두 163km 이상을 기록했고, 평균 구속은 164.1km가 나왔다. 포크볼조차 어지간한 투수들의 직구보다 빠른 151km가 나왔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일본시리즈에 올려놓은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야수로 출전해 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혼다는 경기 후 "165km 직구는 여태껏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속도"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오타니는 "한 이닝만 던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선발로 던질 때와 비교해 특별한 것은 없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일본 팬들과 언론의 반응은 뜨겁다. 마무리 투수로 짧은 이닝을 던진다면 구속을 더 끌어올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다. 현재까지 세계 최고 구속은 시카고 컵스의 마무리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이 기록한 105마일(약169km)이다. 독설가로 유명한 노무라 가츠야 전 라쿠텐 감독도 오타니에 대해서만큼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6일 밤 한 방송에 출연해 "프로야구 만세다. 슈퍼스타가 탄생했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요시이 마사토 니혼햄 투수코치는 "계속 저런 식으로 던지다가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오타니를 앞세워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니혼햄은 22일부터 시작되는 일본시리즈에서 센트럴리그 우승팀 히로시마와 만난다. 노무라 전 감독은 "니혼햄이 우승할 것"이라며 "오타니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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