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수 최수진 “왜 유럽이냐고? 새로움이 있으니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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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대 떠나는 무용수 최수진
댄스 경연 프로그램에서 큰 인기, 활발히 활동하다 돌연 유럽행 “언젠가 발레 안무에 도전할 것”

30대로 접어든 최수진은 결혼과 출산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무용과 결혼 중 하나를 고른다면 물론 무용이다. 그래도 여성으로서의 삶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30대로 접어든 최수진은 결혼과 출산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무용과 결혼 중 하나를 고른다면 물론 무용이다. 그래도 여성으로서의 삶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현대무용수 겸 안무가인 최수진(31)은 현대무용계에서 보기 드물게 일반인에게도 상당히 알려진 무용수다. 지난해 방영된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에서 그는 압도적인 춤 실력으로 스타로 발돋움했다. ‘갓수진’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그는 서울국제무용콩쿠르 갈라쇼, 여우락 페스티벌 등 무용 무대는 물론이고 국립현대발레단의 마스터클래스 수업, TV 프로그램 ‘힛 더 스테이지’ 출연, 화보 촬영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현대무용은 국내에서 인기 없는 분야예요.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면 관심을 끌기 힘들죠. 주어진 것들을 마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하려고 해요.”

 그는 서울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07년 동아무용콩쿠르 현대무용 여자 부문 은상, 서울국제무용콩쿠르 현대무용 여자부 1위를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해 뉴욕 앨빈 에일리 학교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입학을 앞두고 경험 삼아 지원한 미국 뉴욕의 시더레이크 컨템퍼러리 발레단 오디션에서 300 대 1의 경쟁을 뚫고 합격했다. 발레단은 그가 6개월간의 학교 과정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 

 “당시 시더레이크 발레단은 세계에서 가장 지원을 잘해 주고 해외 유수의 안무가들이 작품을 만들던 곳이었죠. 5년간 그곳에서 춤을 추면서 무용수로서의 자기 관리, 안무가의 작업 방식 등을 많이 배웠어요.”

 작품마다 주역을 맡으며 승승장구하던 그는 2012년 귀국했다. 자신만의 춤을 추고, 안무가로서의 꿈을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1년간 열의에 차서 제 작품을 무대에 올렸어요. 하지만 무용계를 제외하고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드물었어요. 그러다 ‘댄싱9’에 출연했는데 고작 몇 개월 춤춘 것에 사람들이 더 환호하는 게 기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어요.”

 그는 13일 국내 무대를 떠나 유럽에서 머물며 프로젝트를 위해 무용 관계자들을 만나고, 현대무용을 공부할 계획이다.

 “사람들은 저보고 피곤하게 산다고 말해요. 그렇게 바쁘게 활동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전 새로운 도전과 배움이 좋아요. 유럽에서도 일단 뭔가를 해보려고요.”

 그는 앞으로 현대무용뿐만 아니라 컨템퍼러리 발레 안무도 욕심내고 있다.

 “제 출발은 발레였어요. 기회가 된다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컨템퍼러리 발레를 전문으로 추는 단체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힘들겠다고요? 지금처럼 계속 도전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랍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최수진#댄싱9#무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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