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회관 2층 회의실은 ‘영화 상영중’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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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보다 정책 홍보에 효과적” 비용부담 적어… 의원들 예약 경쟁

“잠시 뒤 영화가 시작됩니다. 입장해 주세요.”

최근 국회 의원회관 2층 회의실 주변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특히 430석 규모의 좌석과 대형 스크린을 갖춘 대회의실은 이달 매주 영화상영회 예약이 잡혀 있다. 21일에는 청각장애인 부부의 애환을 그린 독립영화 ‘아들에게 가는 길’ 시사회가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주최로 열린다.

7일에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신작 ‘다음 침공은 어디?’ 특별상영회가 열렸다. 이 작품은 미국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독이 세계 각국의 좋은 사회제도를 빼앗아 온다는 가정하에 진행되는 풍자성 다큐다. 이 상영회는 국회의장실과 3당 원내대표실, 환경재단이 함께 주최했다. 8일에도 지상욱 새누리당 의원이 ‘인천상륙작전’ 확장판 시사회를 열었다.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영화 상영이 잦아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홍보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징벌적 배상에 관한 실화를 다룬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를 상영하며 6월 대표발의한 법안을 홍보했다. 김동석 비서관은 “딱딱한 토론회나 공청회에 비해 영화 상영회는 눈길부터 끄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관객은 대부분 의원들과 국회직원들이지만, 주최 측에 의해 일반 관객도 상당수 초청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회의실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

‘다음 침공은 어디?’ 배급사인 판시네마 채연정 부장은 “영화가 국회에서 상영된다는 것만으로도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영화 파일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최대한 협조한다”고 말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의원회관#영화#정책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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