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텐손, PGA 디오픈서 우승…스웨덴 男골퍼 첫 메이저 챔피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8일 16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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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와 헨릭 스텐손.
리디아 고와 헨릭 스텐손.
“인생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새롭게 출발한다.”

42번이나 메이저 골프대회에 참가한 끝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헨리크 스텐손(40·스웨덴)은 도전 정신을 우승 비결로 꼽았다. 불혹의 나이는 그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스텐손은 “40세는 새로운 30세와 같다. 경험은 골프 선수의 경기력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스텐손은 18일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로열 트룬GC(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145회 브리티시오픈(공식명 디오픈)에서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정상에 오르며 스웨덴 남자 골퍼로는 최초의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스텐손은 이날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10개와 보기 2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를 쳐 같은 조에서 대결을 펼친 필 미컬슨(46·미국)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스텐손은 2013년 이 대회에서 미컬슨에게 3타차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친 아픔을 설욕했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 ‘아이스 맨’으로 불리는 스텐손이지만 숙원이었던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날은 활짝 웃었다. 그는 “내가 우승할 차례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스텐손은 우승과 함께 각종 기록도 달성했다. 마지막 라운드에 기록한 63타는 메이저대회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미컬슨도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 같은 기록을 세웠다. 최종 합계 264타는 1993년 그레그 노먼(호주)의 이 대회 최저타 기록(267타)을 3타 줄인 것이다. 언더파(20언더파) 기준으로는 2000년 이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운 19언더파에 한 타 앞선 것이다. 또 메이저 대회 20언더파 기록은 지난해 제이슨 데이(호주)가 PGA챔피언십에서 세운 최다 언더파 기록과 타이다. 스텐손은 “미컬슨과 두 마리 말처럼 끝까지 경주를 펼쳤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여섯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실패한 미컬슨은 통산 11번째 메이저 대회 준우승을 기록했다. ‘골프의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19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준우승 횟수다. 13번 홀까지 미컬슨과 동타를 이룬 스텐손은 14번, 15번 홀에서 연속해 버디를 낚으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두 선수의 대결에 대해 AP통신은 “1977년 디오픈에서 톰 왓슨(미국)과 니클라우스가 맞붙은 ‘백주의 결투(Duel in the Sun)’를 연상시킨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당시 왓슨은 니클라우스와 챔피언 조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펼친 끝에 1타 차 우승을 차지했다.

한편 세계 랭킹 1위 데이는 공동 22위(1오버파)에 머물렀다. 김경태(7오버파)는 공동 53위를 기록했고, 안병훈(9오버파)과 이수민(18오버파)은 공동 59위와 공동 79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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