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줄자 오존… 숨막히는 한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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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이어 29일 전국이 농도 ‘나쁨’ 6월 서울에만 6차례 오존주의보
온난화-강수량 부족에 농도 상승… 두통에 호흡곤란… 패혈증 유발도

미세먼지 시름을 덜었더니 이제는 오존(O3)이 극성이다.

28일 대기질 실시간예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9일 서울 등 수도권, 강원 영서, 충청권, 경북 등 전국 곳곳의 오존 농도가 ‘나쁨’으로 예보됐다. 28일 역시 서울, 경기 일대와 청주, 대전, 경북 일부 지역에서 오존 농도가 ‘나쁨’으로 나타났다.

6월 들어 미세먼지는 줄었지만 전국이 오존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셈.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이 심각하다. 서울에는 이번 달에만 오존주의보가 여섯 차례 발령됐다. 지난해 6월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3번)의 2배에 달한다.

최근 5년간 전국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도 증가 추세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횟수는 2011년 55회, 2012년 66회, 2013년 158회로 크게 늘었다. 이후 2014년(119회)은 소폭 감소했지만 다시 지난해 134회로 증가했다. 이 때문에 ‘봄에는 미세먼지, 여름에는 오존’, 즉 1년의 절반 이상이 숨쉬기 어려운 한반도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오존은 경유차 배기가스에 함유된 질소산화물(NOx)과 석유화학물질에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햇빛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만들어진다. 오존 농도가 짙어지면 초기에는 눈과 코, 목이 아프게 된다. 심해지면 두통과 가슴 압박, 호흡곤란, 기관지염이 생기고 최악의 경우 패혈증이 발병한다.

이에 정부는 오존농도 ‘좋음’(일평균 0∼0.030ppm) ‘보통’(0.031∼0.090ppm) ‘나쁨’(0.091∼0.150ppm), ‘매우 나쁨’(0.151ppm 이상)으로 나눠 예보하고 있다. 오존 농도가 시간당 0.12ppm 이상일 때는 ‘주의보’를 발령한다. 이때는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자동차 사용, 연료사용량 감축이 권고된다.

왜 한반도의 오존 농도가 짙어질까? 전문가들은 ‘온난화’와 ‘강수량 부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창근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은 “한반도에 구름이 많지 않아 강수량이 줄었고 기온이 6월 초부터 30도 이상 되는 등 여름이 빨라지면서 오존이 생성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이 약해진 점도 간접적 요인으로 꼽힌다. 오존층이 약해지면서 지표에 쏟아지는 자외선 양이 많아져 광화학 반응이 활발해졌다는 설명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오존은 여름뿐 아니라 9월 초가을까지 자주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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