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치아교정, ‘주책’이라뇨 … 치아건강 위해 도전해볼만

  • 입력 2016년 5월 31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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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 비해 잇몸뼈 단단해 이동속도 느린 것 감안해야
치열 바르게 되돌려 심미효과는 물론 구강건강까지 증진
치조골 부족·전신질환이면 어려울수도

유학생 임모 씨(24·여)는 지난 겨울방학을 맞아 귀국했다가 엄마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자신을 보고 환하게 웃는 엄마의 입 속에서 마치 철도처럼 가지런히 깔린 교정기에 당황했다. 자신이 미국에 있는 동안 엄마는 ‘스스로를 위한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10대 청소년, 어린이를 위한 전유물로 여겨지는 치아교정에 도전하는 40~50대 중년층이 늘고 있다. 아이들은 주로 외적인 문제 때문에 교정치료를 결심하지만 중년층은 이와 함께 실질적인 치아건강을 챙기기 위해 교정치료를 받기로 마음먹는다.

나이들수록 주름이 지듯 치아도 늙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치아가 점점 닳고, 잇몸은 처지며, 잇몸뼈는 더 딱딱해지는 변화를 겪는다. 젊었을 때 치열이 가지런했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잇몸이 자주 붓고 약해지며 치아 사이가 벌어지거나, 앞니가 앞으로 돌출되며, 치아가 불규칙하게 배열되는 문제를 겪을 수 있다.

이런 경우 자칫 앞니와 잇몸이 정상 범위에 비해 앞으로 튀어나와 ‘돌출입’으로 변하거나, 아래턱이 앞으로 나온 ‘주걱턱’ 모양으로 변하는 등 부정교합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같은 증상은 당연한 노화의 과정이다.

부혜진 서울그레이스치과 대표원장은 “치아 모양이 변하면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치아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며 “벌어지거나 겹쳐진 치아 사이로 음식물 찌꺼기가 자주 끼고, 양치가 어려워 잇몸질환이나 충치를 형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교정치료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며 “골대사는 평생 일어나기 때문에 언제든 교정치료가 가능하지만 성인 및 중년층의 교정은 치아를 서서히 움직여 바로 잡기 때문에 청소년에 비해 치료기간이 훨씬 길고 지속적으로 잇몸 관리를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잇몸 염증이 심하지 않고 잇몸뼈(치조골)가 치아 뿌리(치근)의 2분의 1 이상을 둘러싸고 있으면 얼마든지 치료할 수 있다.

부 원장은 “중년에 굳이 교정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겁을 내는 사람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평균수명이 늘어나며 치아를 사용해야 하는 시간도 덩달아 길어지는 만큼 중년층에서도 건강한 구강관리를 위해 교정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정치료는 나이보다 ‘치조골의 상태’에 따라서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 잇몸의 건강상태로 치아를 감싸고 있는 치조골(잇몸뼈)이 넉넉할수록 유리하다. 치조골이 충분할수록 치아가 원활히 이동할 수 있다. 인레이나 크라운 등 보철치료를 많이 받은 것과 교정치료는 큰 상관관계가 없다. 오히려 치조골이 많이 소실됐고 치주질환이 진행되는 상태라면 치아 이동 속도가 느려지거나, 치아를 이동시키기 위해 가해지는 교정기의 힘이 치조골을 파괴시킬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치아교정을 고려하는 중년층이라면 치아뿐만 아니라 전신 건강상태까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당뇨병, 관절염, 골다공증 등 전신질환을 가진 사람은 교정치료 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부 원장은 “당뇨병은 치조골을 심하게 흡수(소실)하며, 관절염과 골다공증은 복용 중인 약물이 치조골에 악영향을 끼치거나 치아이동을 억제하는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교정치료 진행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년 교정환자는 일반적으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계획을 세워 전체 치료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 치아를 이동시킬 때에도 가급적 약하고 부드러운 힘을 이용해야 하며 치주질환의 진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실제로 잇몸뼈가 약해져 치주염이 자주 발생하면 교정치료 후 별다른 문제없이 잘 유지되던 치아들이 앞으로 뻐드러지면서 돌출되거나 앞니 사이에 전에 없던 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경우 재교정 치료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마무리 후 유지장치를 신경써서 잘 사용해야 한다.

부 원장은 “중장년층이 치아교정을 받지 않으려는 이유는 교정장치가 다른 사람의 눈에 뜨이는 것에 부담을 갖기 때문이었다”며 “최근엔 교정장치가 좋아져 예전보다 치료를 빨리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가령 세라믹 브라켓을 이용한 교정기를 착용하거나, 탈착이 가능한 투명교정장치를 활용하거나, 설측교정장치를 부착하면 교정장치가 티나는 것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취재/글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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