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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최영훈의 법과 사람]160 vs 140의 운동장… 정운천과 김부겸

입력 2016-04-02 03:00업데이트 2016-04-0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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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훈 수석논설위원
이번 총선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 관심이 별로 없다. 다만 전북 고창과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두 정치인이 당선될지 눈여겨볼 뿐이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의도는 없다. 최근 몇 년간 두 사람과 옷깃을 스친 일조차 없다.

당파 싸움을 일삼았던 무능한 대한민국 국회, 그중 19대는 역대 최악이다.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20대 국회의 앞날도 캄캄하다. 공천부터 ‘×판 5분 전(유인태 의원)’이었다. 목욕재계(齋戒)하고 정화수 떠놓고 널리 인재를 모으지는 못할망정, 당권(黨權) 대권(大權)에 눈이 뒤집혀 최악의 공천을 했다.

국정의 발목을 잡는 국회를 쇄신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니 나라의 미래도 어둡기만 하다. 두 사람이 당선되면 당파를 떠나 나름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더민주당 김부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비해 10%포인트 넘게 앞선다. 반면 정운천은 더민주당 최형재 후보를 박빙의 차로 맹추격한다.

김부겸이 4·13총선에서 여당의 대권주자인 김문수를 제칠 수 있을까. 나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본다. TK(대구경북)의 특수한 정치지형을 감안해야 한다. 미증유의 공천 파동 때문에 텃밭에서도 대통령 지지율은 추락했다. 그래도 박정희 육영수라는 천금같은 유산을 지닌 대통령은 60% 지지세를 보인다.

한 TK 정치인은 “몇백 표 차로 (김부겸이) 분루를 삼킬 것”이라 했다. 나는 그를 20년 넘게 알고 지냈다. 정치판서 40년 넘게 여야를 넘나든 그의 분석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러나 그 예측이 틀리는 쪽에 베팅하겠다. 이정현 의원을 호남은 이미 당선시켰다. 김부겸과 김문수의 건곤일척(乾坤一擲) 승부에 대구의 자존심이 걸려 있다.

‘쌍발통’ 정운천은 실패 가능성이 더 높다. 정운천은 7년 전 전주로 이사가 국회의원 및 전북도지사 선거에 연거푸 도전했으나 쓴맛을 봤다. 쌍발통은 야당이 지역 정치를 독점하니 발전이 정체된다는 문제의식이 출발점이다. 쌍발통 자전거처럼 여당 의원도 배출해야 지역 고충을 해결할 수 있다는 논리다.

상주와 고창, 두 사람의 향리는 선비문화가 깃든 곳. 그러나 둘의 인생역정은 야생마처럼 순탄치 않았다. 80년 서울의 봄, 서울대 정치학과에 복학한 김부겸은 서울대 아크로폴리스의 명연설로 이름을 떨쳤다. 그때의 사자후(獅子吼), 진보정치인으로 정계에 입문해 여당으로, 또 야당으로 옮긴 정치역정보다 김부겸의 인생 절정기는 학창 때다.

정운천은 고려대를 졸업한 30년 학사 농부였다. 뉴질랜드 키위를 참다래로 작명해 ‘농업계의 이건희’로 통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신지식인 ‘참다래 아저씨’로 등장한다. 이명박 정부 첫 농림수산부 장관에 발탁됐지만 광우병 사태로 다소 억울하게 옷을 벗는다. 그때 수만 명 시위대가 모인 광화문광장에 대통령과 참모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겁 없이 달려간 강단을 지녔다.

두 촌놈 정치인이 당선되고 말고는 하늘의 뜻이다. 감동 없는 이번 총선의 결과는 너무 뻔하다. 기울어진 운동장, ‘160 대 140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새누리당은 무소속까지 160석,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이 합쳐 140석가량을 나눈다. 국정과 공천에서 난형난제로 여야가 ‘×판’ 친 이 총선에선 어느 쪽 바람도 미풍이다. 선거예측은 틀리라고 하는 법. 그러니 너무 믿지는 마시라.
 
최영훈 수석논설위원 tao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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