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플레이어 장현수 “한일전서 꼭 득점하고 싶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8월 4일 05시 45분


중국전 승리에 일조했던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5일 일본전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보이고 있다. 2년간 일본 J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숨은 ‘전력 분석원’으로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신의 팔뚝에 새겨진 글귀를 보여주고 있는 장현수. 스포츠동아DB
중국전 승리에 일조했던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5일 일본전을 앞두고 다부진 각오를 보이고 있다. 2년간 일본 J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숨은 ‘전력 분석원’으로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태겠다는 다짐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자신의 팔뚝에 새겨진 글귀를 보여주고 있는 장현수. 스포츠동아DB
■ 슈틸리케호 ‘부주장’ 장현수의 다짐

‘겸손하되 자신감 가져야 성공‘ 팔뚝 문신
중·일 리그 경험…전력분석 역할도 한몫


“Believe in yourself. Have faith in your abilities. Without a humble but reasonable confidence in your own powers you cannot be successful or happy!”

축구대표팀 장현수(24·광저우 푸리)의 왼쪽 팔에 새겨진 영어 글귀다. 미국의 저명 종교인 노먼 빈센트 필 목사의 명언으로, ‘자신을 믿고,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라. 겸손하지만 자신감을 가져야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해 8월 이 문신을 새기며 마음을 잡은 장현수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캡틴 자격으로 당당히 시상대 맨 위에 섰다. 거듭된 좌절과 아픔을 당당히 뿌리친 값진 순간이었다. ‘차세대 홍명보’로 불리며 유망한 수비수로 이름을 떨친 그는 큰 무대를 앞두고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한 때 ‘홍명보호’의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2012런던올림픽 직전 무릎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낙마했고,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무대도 밟지 못했다.

다행히 시련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나에게 늘 당당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채찍질했다. 그저 그런, 평범한 선수로 남고 싶지 않았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장현수를 외면할 이유가 없었다.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했다. 올 1월 호주아시안컵과 6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중립경기 등 주요 국제 경기 때마다 그를 승선시켜 전력의 한 축으로 활용했다. 본업인 중앙수비는 물론,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등으로 활용이 가능한 ‘멀티 자원’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2015동아시안컵(1∼9일·중국 우한) 엔트리에도 포함했다. 동아시안컵 2번째 출전인 이번에는 또 다른 중책까지 맡았다. 주장 김영권(25·광저우 에버그란데)을 돕는 부주장이다. 세대교체를 겨냥해 이번 대표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동아시안컵 이전까지 A매치 16회를 소화한 장현수는 이제 중고참 이상 역할을 해야 한다. 더불어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둘은 2014년부터 중국 무대를 경험한 ‘중국 전문가’다. 코칭스태프는 장현수가 김영권과 함께 대표팀 동료들에게 생생한 조언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한에 입성하며 그는 “중국에서 뛰는 한국 선수라 더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털어놨다.

하지만 장현수의 역할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2일 중국과의 1차전(2-0 승)을 성공리에 마친 그는 5일 일본과의 2차전을 앞두고 있다. 장현수는 일본을 상대로도 자신감에 차 있다. 2012년부터 2년 간 일본 J리그 도쿄FC에 몸담았던 경험이 큰 힘이다. 일본대표팀 골키퍼 곤다 슈이치, 수비수 모리시게 마사토 등이 장현수와 당시 도쿄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전력 분석원’ 역할을 또 한 번 충실히 할 수 있는 셈이다.

내친 김에 그는 기분 좋은 추억도 떠올린다. 일본과의 아시안게임 8강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기억이다. 성인 무대에서의 생애 첫 한일전. “아시안게임에서 느낀 쾌감을 잊지 못한다. 그 때, 그 순간처럼 기회가 닿으면 꼭 득점하고 싶다”며 굳은 다짐을 내비쳤다.

우한(중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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