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시민 “건물붕괴-자연재해 불안 커져”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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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2014 서울 서베이’ 발표

지난해 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에서 잇따라 안전문제가 불거지자 근처 주민들을 비롯해 이용객들은 불안에 떨었다. 또 차도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싱크홀(지반 침하) 탓에 시민들은 길에 나서기가 두려웠다. 세월호 참사, 판교 환풍구 추락 사고를 통해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 한순간에 끔찍한 악몽으로 바뀌는 것도 목격했다.

이처럼 지난해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지면서 서울시민이 느끼는 ‘도시 위험도’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위험도는 시민들이 살아가면서 피부로 느끼는 사회 전반적인 ‘불안감’을 반영한 것. 서울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했지만 정작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갈수록 불안해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의 ‘2014년 서울 서베이 도시정책지표’를 18일 발표했다. 도시정책지표는 지난해 서울 시민의 삶과 질, 행복과 안전 등 서울의 변화와 사회·생활상을 담고 있다. 조사는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서울시내 2만 가구(15세 이상 4만5496명)와 거주 외국인 2500명, 사업체 5500곳을 방문하거나 전화, e메일로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5.7%가 “10년 전보다 지금의 위험 요소가 늘어났다”고 답했다. “10년 후 현재보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44.7%에 달했다. 과거보다 현재, 현재보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큰 셈이다. 특히 건축물 안전사고와 자연재해에 대한 불안감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평소 건물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정도를 뜻하는 ‘건축물 붕괴 위험 인지도’(10점 만점)는 4.77점으로 나타났다. 1년 전(3.76점)보다 1점가량 상승했다. 자연재해 위험 인지도(4.54점) 역시 전년 대비 1.26점이나 높아졌다.

이처럼 도시 생활의 불안감은 높아진 반면에 시민들의 행복 점수는 낮아졌다. 서울 시민의 행복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72점. 2013년 72.2점보다 0.2점 떨어졌다.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행복점수도 낮았다. 서울 시민으로서 느끼는 자부심은 70.6점으로 지난해(75.5점)보다 무려 4.9점이나 낮았다. 이는 2010년 이후 최저치다.

전체 가구주 10명 가운데 4명(41.2%)이 자기 집을 갖고 있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의 84.0%, 40대의 57.4%는 자가보다 전·월세 주택 거주비율이 높았다. 반면에 50대의 60.9%, 60대 이상의 57.2%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세입자보다 더 많았다.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탓에 서울 가구의 절반 정도(48.2%)가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채의 가장 큰 이유는 주택 임차나 구입(64.4%)이었고 다음이 교육비(12.8%)였다.

전체 가구의 절반에 가까운 48%는 구성원이 1, 2명인 ‘미니 가구’였다. 3인 가구는 22.9%, 4인 가구는 21.8%였고, 5인 이상 가구는 7.3%였다. 이혼이나 별거자 비율은 7.5%였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건물붕괴#자연재해#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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