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육아휴직 쓴 男직원 승승장구하게 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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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정의 균형, 가족친화경영]

“일·가정 양립은 국가의 지속적 발전뿐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사진)은 가족친화경영을 통한 개개인의 ‘일·가정 양립’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 장관은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면 2750년에는 한국이 소멸될 수 있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돼 여성 고용률을 끌어올려야 출산율과 1인당 국내총생산(GDP) 모두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가정 양립에 대해 김 장관은 “‘남성은 일, 여성은 가정’이라는 이분법적 관념에서 벗어나 부부가 함께 가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은 대부분 맞벌이이므로 회사가 가족친화경영을 하지 않으면 직원은 화목한 가정을 유지할 수 없다.

김 장관은 “여성과 남성이 함께하는 리더십이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하고 다양한 시각이 담긴 의사결정으로 기업 혁신을 가속화한다”며 “여성 인재가 포함된 넓은 인재풀에서 최고의 인재를 선발하고 직원 애사심을 높여 좋은 성과도 낼 수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때마다 “능력을 인정받는 남성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쓰게 적극 권하고 돌아왔을 때 주요 보직을 줘서 승승장구하는 사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고 했다. 각종 일·가정 양립 제도를 마치 여성만이 쓰는 것처럼 인식하게 되면 나중에는 남성도 여성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장관은 “육아하는 아빠는 조직에서 잘나가지 못한다’는 편견부터 없애야 한다”며 “아빠도 가정 친화적인 사회를 만들려면 불필요한 야근을 없애고 정시퇴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 시절 회의 시작 시간이 어린이집 문 여는 시간보다 빨라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아이가 갑자기 아플 때도 힘들었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되려면 일하는 시간에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설이나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도 해결책 가운데 하나다. 만 12세 이하 아동을 둔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해 아이돌보미가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아동을 돌봐주는 서비스다. 김 장관은 “많은 가정에서 이용하는 등원·등교시간, 하원·하교시간에 일할 수 있는 선생님을 더 발굴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또 올해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겠다고 했다. 일·가정 양립의 고충을 상담해주고 각종 지원 제도를 알려주는 곳이다.

한편 올해 가족친화인증기업 신규 신청은 7월 31일까지, 재인증 또는 유효기간 연장 신청은 6월 30일까지다. 자세한 사항은 여성부 홈페이지(mogef.go.kr)나 가족친화지원사업 홈페이지(ffm.mogef.go.kr)를 참고하면 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김희정#육아휴직#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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