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국민연금 운용 주먹구구식” 비판…개선책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7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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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뚜렷한 운용 목표가 없고, 기금운용위원회에 투자전문가가 부족해 돈을 굴리는 방식이 주먹구구식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비판이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향후 재정운용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기금운용위를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7일 ‘국민연금 재정목표와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연금의 조기 고갈을 막기 위해 기금운용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KDI는 “현재의 구조를 이어가 적립금을 소진시킬지, 보험료율을 올려 적립금을 유지할 것인지조차 결정하지 못해 수익성과 안정성 중 무엇을 추구할지 방향성조차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기금의 운용 방향을 결정하는 기금운용위에 대해 “노사단체 대표,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 대표성을 중시하는 구조로 이뤄져 전문성 있는 투자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며 “심지어 기금운용계획을 구성하는 기본개념조차 모르는 위원도 일부 있다”고 꼬집었다.

현재의 기금운용이 과도하게 안정 지향적, 관성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KDI는 “기금을 축적하는 단계에서는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채권 비중이 60%에 육박하는 등 소극적, 추종적 투자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운용주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지배구조가 문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KDI는 국민연금의 재정목표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KDI는 “향후 적립률을 몇 % 이상 유지하겠다는 식으로 목표를 제시하고 한도를 분명히 정하되 기금운용 주체의 재량을 폭넓게 허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기금운용위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기금운용본부가 실질적인 이사회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감시 및 통제의 기능을 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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