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시니어사원’ 인기폭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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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00명 모집에 6400명 몰려

임대아파트의 관리 보조 인력으로 활동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시니어사원’들이 단지 내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LH 제공
임대아파트의 관리 보조 인력으로 활동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시니어사원’들이 단지 내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LH 제공
일할 능력은 있지만 재취업의 기회를 잡기 힘든 고령 인력을 채용해 임대아파트 관리를 맡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시니어사원’ 제도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1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일자리 창출의 대표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LH는 17∼20일 만 55세 이상 시니어사원 신청을 받아 잠정 집계한 결과 1000명 모집에 6400여 명이 신청해 경쟁률이 6.4 대 1에 달했다고 24일 밝혔다. 특히 서울에서는 경쟁률이 20.2 대 1에 이를 정도로 높은 관심을 끌었다.

채용된 직원은 5월 4일부터 11월 3일까지 6개월 동안 전국 731개 단지, 57만5000채의 임대아파트에 배치돼 아파트 관리 보조 인력으로 활동하게 된다. 거주지 인근 임대아파트 단지에서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 돌봄 서비스, 단지 환경 정비, 시설물 안전 점검, 입주자 실태조사 등을 담당한다. 하루 4시간씩 주 5일 일하고 한 달에 최대 59만 원을 받는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노인 시간제 일자리와 비교할 때 근무 여건과 급여 조건이 좋아 고령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시니어사원은 LH가 2010년 ‘실버사원’이라는 이름으로 공기업 중 최초로 도입했고, 지난해부터 ‘시니어사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2010년 2000명으로 시작해 △2012년 2000명 △2013년 3000명 △2014년 2000명 등 올해까지 모두 1만 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전직 사회복지사, 주택관리사, 공인중개사, 교사, 미화원, 금융권 종사자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고령자들이 저마다의 경험을 활용해 업무를 수행해 왔다.

시니어사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지난해 부산에서 근무한 맹상철 씨(65)는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나이 들어 출근할 곳이 생겼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계속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원 원주시에서 근무한 박문희 씨(63·여)도 “사회에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뻤다”며 “혼자 사는 입주자에게 말벗도 돼주고 심부름도 해주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들으면 뿌듯했다”고 밝혔다.

일을 통해 삶의 활기를 되찾아 자활 의지를 가지게 된 시니어사원도 있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니어사원은 공모수기에서 “거듭된 사업 실패로 몸과 정신 모두 피폐해지고 우울증까지 겹쳤는데 시니어사원으로 채용된 뒤 즐겁게 일하다 보니 자신감을 완전히 되찾았다”고 말했다. 입주민들도 시니어사원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H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만족도 조사를 한 결과 시니어사원, 입주자, 관리소 모두 70점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

LH 관계자는 “노인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임대아파트 입주민의 주거만족도도 향상시키고 임대주택 관리 시 일손이 부족한 점을 해결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며 “LH는 고령화시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공기업의 역할 정립에 앞장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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