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위대하다” 외치며 세뇌… 참수 지켜보며 잔혹성 키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IS, 외국인 청소년 훈련방법은
시리아 북부 사막에 외국인 캠프… 4개월간 신앙 집중교육 거쳐
무기사용-폭탄테러 군사교육… 실전배치 뒤에도 감시자 붙여

5세 어린이도 군사훈련 23일 공개된 IS의 청소년 훈련캠프 동영상 속 한 장면. 군복을 입고 IS 
깃발을 머리에 두른 청소년 80여 명이 교관의 구령에 따라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함성을 지르고 있다. 동영상에는
 5세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가 함께 훈련받는 모습도 담겨 있다. 사진 출처 인디펜던트
5세 어린이도 군사훈련 23일 공개된 IS의 청소년 훈련캠프 동영상 속 한 장면. 군복을 입고 IS 깃발을 머리에 두른 청소년 80여 명이 교관의 구령에 따라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함성을 지르고 있다. 동영상에는 5세 정도로 보이는 어린이가 함께 훈련받는 모습도 담겨 있다. 사진 출처 인디펜던트
올 1월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 군(18)이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해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IS의 이슬람 전사(지하디스트) 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IS가 외국인 대원들, 특히 어린 외국인 청소년들을 어떻게 훈련시키는지 집중 보도했다.

인디펜던트가 23일 공개한 IS 훈련 캠프 동영상에는 청소년들이 ‘순교자’로 세뇌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캠프에는 어린이 80여 명이 군복을 입고 머리에는 IS의 상징인 까만 머리띠를 두른 채 성인 교관의 지휘에 따라 훈련을 받고 있다. 이들 중에는 외국인 출신 IS 가담자 자녀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며 가장 어린 아이는 5세 정도에 불과하다고 신문이 전했다. 동영상 속 청소년들은 교관의 구령에 따라 훈련 중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수시로 외쳤다. 이 캠프는 IS가 수도로 삼은 시리아 락까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S가 어린아이들을 집단 수용해 교육시키는 이유는 전장에서 투입하기 위해서보다는 미래의 전사들을 키워내는 데 목적이 있다. 어른들은 죽더라도 세뇌된 아이들이 커서 대를 이어 계속 싸우게 만든다는 것이다.

김 군처럼 10대 후반 이상 외국인 자원자들은 주로 실전용 교육을 받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판 옵서버는 최근 IS에 가담한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IS 훈련 캠프의 교육 방식을 전했다. 이에 따르면 외국인 대원은 주요 전선이나 자살 폭탄테러 등에 투입되기 전에 2주∼1년의 훈련 과정을 거친다. 신입대원의 효용 가치와 충성도에 따라 2주, 한 달, 45일, 6개월, 1년의 훈련 기간이 결정된다.

테러 분석 매체인 롱워저널은 지난해 11월 IS의 훈련소가 시리아 내 15곳과 이라크 내 11곳 등 모두 26곳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훈련 캠프는 터키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 북부 사막 지대에 있다. 터키를 통해 시리아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김 군도 시리아 북부에서 훈련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캠프에 입소하면 첫날 이슬람 이해 정도, IS 자원 동기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다.

훈련은 크게 군사와 정치, 종교 등 세 가지로 나눠 전담 교관들이 맡는다. 초반에는 주로 이슬람 율법(샤리아)으로 세뇌시키는 데 큰 비중을 둔다. 교리 전담 성직자들이 “신은 하나뿐이며 타 종교는 적”이라는 점을 집중 주입한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보통 4개월간의 신앙 집중 교육을 받은 뒤 곧바로 군사훈련에 들어간다. 이때부터 각종 무기를 다루는 법과 자살 폭탄테러 방법 등을 교육한다. 군사훈련 단계에서 역점을 두는 것은 잔인함을 기르는 교육이다. 이를 위해 인질과 포로를 잔인하게 참수하거나 학살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한다. 이어 인형을 사용해 사람을 참수하는 방법도 가르쳐준다. 이 과정을 거치면 교육생이 직접 처형을 집행하기도 한다.

지난달 IS 선전매체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10대 초반 소년이 러시아 출신 남성 2명을 권총으로 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잔혹행위에 익숙해지면 죄책감이 사라져 집단 광기에 빠져든다고 가디언은 분석했다.

훈련이 끝나면 전투병이나 인간 방패, 자살 폭탄테러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선전병 등으로 분류돼 현장에 투입된다. 일정 기간 감시자들도 따라붙는다. 명령을 어기거나 머뭇거리면 처벌은 물론이고 처형까지 된다. 지난달 말 IS가 격전지인 시리아 코바니에서 밀리게 되자 10대 소년병 부대가 마지막으로 투입돼 사상자가 속출했다. 소년병들이 인간방패 역할을 한 셈이다.

훈련 캠프에선 최근 영어 학교도 열었다. IS가 23일 락까에 배포한 ‘영어로 말하는 무하지룬(이민자)에 대한 공지’라는 안내문에는 “영어가 모국어인 6∼14세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과정을 열었으니 학교에 등록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남학생은 ‘아부 무사브 자르카위 스쿨’에 다니고, 그 옆에 ‘아이샤 스쿨’이란 여학생 학교도 따로 문을 열었다. 자르카위는 IS의 전신인 알카에다 이라크지부(AQI) 지도자로 2006년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아이샤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아내다. 이 학교는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 동안 주 5일 영어로 수업한다.

한편 IS가 24일 시리아 북동부 아시리아 기독교도 마을 2곳을 공격해 최소 90명의 기독교인을 납치했다고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이날 밝혔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세뇌#참수#IS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