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해외 공룡들 몰려오는데… 국내업계는 규제-보안문제 발 묶여

송충현기자 , 신민기기자 입력 2014-09-30 03:00수정 2014-09-30 03:0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카드-현금 필요없는 알리페이-페이팔 상륙 임박 알리페이, 페이팔 등 해외 전자결제업계의 ‘공룡’들이 속속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아직 이에 맞설 국내 업체들의 수준은 걸음마 단계다. 각종 규제와 당국의 늑장 심사, 보안 문제 등에 막혀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등장과 발전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외 업체들이 내국인 상대 영업을 추진한다면 금융당국으로서는 이를 막을 명분도 없다. 정보기술(IT)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유망 산업으로 부상한 국내 간편결제 시장이 그대로 외국 기업들에 잠식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중국 알리페이와 미국 페이팔이 국내법에 따라 자본금과 인력 등 특정 요건을 갖춰 전자금융거래업자로 등록하면 언제든지 한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할 수 있다.

알리페이와 페이팔이 한국에 진출하면 두 업체에 가입한 한국 고객들은 신용카드나 현금을 들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폰에 입력된 카드 및 계좌정보를 이용해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알리페이는 롯데백화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300여 개의 한국 업체와 가맹 계약을 한 상태다. 비록 지금은 중국인 고객들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그 대상이 한국인으로 확대되면 국내외 수많은 가맹점을 무기로 앞세워 국내 전자결제 시장을 급속도로 잠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효찬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장은 “알리페이와 페이팔이 한국에 진출하면 한국 고객이 하나의 아이디(ID)로 많은 국내 가맹점에서 쇼핑을 하고 해외 가맹점에서 ‘직접구매(직구)’까지 할 수 있어 국내 고객의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카드사 및 전자결제대행업체(PG사)가 일부 쇼핑몰과 연계해 개별적으로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알리페이 등에 비해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여신금융협회 분석에 따르면 만약 미국의 페이팔이 들어와 국내 쇼핑몰과 계약을 하면 수수료 범위가 최저 2%대로 예상돼 국내 PG사들이 받는 수수료 수준(3.4∼4.0%)보다 낮다. 국내 PG사들보다 가맹점 확보에 훨씬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들도 간편결제가 가능한 가맹점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한 해외 업체들에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의 규제와 보안 이슈도 국내 전자결제 서비스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카카오톡이 내놓은 모바일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는 국내 카드사의 참여가 저조해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드사들이 보안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지를 두고 PG사와 공방을 벌이면서 서비스 제공을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서비스에 참여한 카드사는 현대, 삼성, KB국민, 롯데카드 등 4곳뿐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는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전자 송금 및 충전결제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 역시 당국의 보안에 대한 승인 절차가 늦어지면서 출시가 차일피일 지연되고 있다.

송충현 balgun@donga.com·신민기 기자
#금융당국#알리페이#페이팔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