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심은 역시 장나라” 운널사 중국 판권이 별그대의 3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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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장나라다.

4일 끝나는 MBC 수목드라마 '운명처럼 널 사랑해(운널사)'가 초반의 시청률 부진을 떨치고 상승세를 이어가자 "뒷심은 장나라"라는 말이 나온다.

장혁 장나라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운널사'가 시작할 때만 해도 독특한 소재의 KBS2 '조선 총잡이'(주연 이준기 남상미)나 노희경 작가의 SBS '괜찮아, 사랑이야'(조인성 공효진)에 밀려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첫 회 시청률은 3개 드라마 중 꼴찌인 6.6%였다(닐슨코리아 자료). 그러나 20부작인 운널사는 중반부인 6회부터 두자릿 수 시청률로 치고 나가기 시작하며 '조선총잡이'와 1위 자리를 놓고 다투기 시작했다.

장나라는 예전에도 주연배우로서 뒷심을 발휘해왔다. 지난해 KBS2 '학교2013'은 8% 시청률로 시작했지만 후반부에는 17%를 넘기며 인기리에 종영했다. 6년만의 국내 복귀작이던 KBS2 '동안미녀'(2011년)의 시청률도 첫 회는 6.8%였으나 후반부에는 17%가 넘었다.

비결이 뭘까. 드라마 관계자들은 평범하고 착한 여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장나라 만한 배우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정석희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근 작품에서 장나라가 맡은 역할들은 답답해 보일만한 요소가 많다. 그럼에도 시청자가 이런 캐릭터에 공감하는 것은 장나라의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평범함'은 장나라의 최대 장점이다. 식모살이를 하는 여고생('명량소녀 성공기')부터 임시직 디자이너('동안미녀') 계약직 교사('학교2013') 계약직 로펌 사무원('운널사')까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똑 떨어지는 커리어우먼과는 거리가 멀다. 특히 발랄하고 씩씩한 면이 강조됐던 초기작들에 비해 최근작들에선 소심함이 두드러진다. '굿캐스팅'의 저자인 연기강사 안지은 씨는 "안쓰러움이 과하면 '청승맞다'고 비난받을 수 있는 데 장나라는 동정심을 주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고 균형을 잘 잡는다"고 평가했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캐릭터들은 여성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다. 이는 그가 로맨틱 코미디에 자주 캐스팅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널사 제작사인 페이지원 정재연 대표는 "로코(로맨틱 코미디) 장르는 여성 시청자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게 중요한데 장나라는 너무 도회적이거나 화려하지 않으면서 연기력도 뛰어나다. 여성 시청자들이 '내 얘기 같다'며 공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의 연기를 잘 받아주는 것도 장나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안혁모 캐스트연기아카데미 원장은 "로코가 뜨려면 남주인공이 튀어야 한다. 장나라의 연기는 그 자체만으로는 다소 심심해보일 수 있으나 남자 주인공을 멋있게 만들어 극을 살린다"고 분석했다.

최근 중화권 한류가 부각되는 것도 '로코 블루칩'으로서의 장나라의 위상을 높여주고 있다. 중국 한류는 남자 배우가 주도하지만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 진출한 장나라는 중화권에서도 친숙한 배우다. 운널사의 중국 판권은 중국 포털사이트 '소후'에 회당 12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팔렸다. 이는 전지현 김수현 주연의 '별에서 온 그대'의 3배로 한류 드라마 중 최고가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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