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원 상당 옥수수가 감쪽같이 사라졌다…알고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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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8월 28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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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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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2시경 밭떼기(밭에서 나는 작물을 몽땅 사는 일)로 구입한 옥수수가 제대로 영글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원 평창군 평창읍 향동리의 옥수수밭을 찾은 강모 씨(74·평창군)는 깜짝 놀랐다. 3300㎡ 규모의 옥수수밭에서 수확할 예정이던 120여 접(1만2000여 개)의 옥수수가 하루 사이에 감쪽같이 사라진 것. 소비자 가격으로 환산하면 1000만 원 상당. 강 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수사가 시작됐다.

현장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수사에 애를 먹던 경찰은 이날 새벽 시간대 옥수수밭 인근 왕복 4차선 도로를 다닌 차량들의 블랙박스를 확보했다. 이 영상을 통해 도로변에 주차돼 있던 트럭 2대와 승합차 1대를 발견했고 27일 차주인인 장모 씨(63·충북 제천시)를 절도 혐의로 붙잡았다.

그러나 장 씨는 자신이 밭떼기로 구입한 땅이라고 주장했다. 밭주인 윤모 씨의 아내 신모 씨(62)로부터 문제의 평창읍 옥수수밭과 진부면 옥수수밭(4290㎡) 2곳을 밭떼기로 구입했다는 것. 이에 대해 신 씨는 "진부면 밭은 팔았지만 평창읍 밭은 팔지 않았다"고 맞섰다. 거래는 전화로 이뤄졌고 계약금만 송금한 상태여서 명확한 거래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28일 평창경찰서 관계자는 "장 씨가 옥수수를 수확하면서 밭주인에게 알리지 않은 점이 이상하지만 장 씨의 주장이 완강해 거짓말탐지기 활용 등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거래 착오로 인한 해프닝인지, 고의적 절도인지는 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평창=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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