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스테이 하듯 ‘힙합 스테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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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1일 춘천서 첫 개최
도심 등지고 자연속에서 라임수양-공양 등 힙합 정진

랩 듀오 가리온의 나찰(왼쪽)과 MC 메타. KT&G 상상마당 제공
랩 듀오 가리온의 나찰(왼쪽)과 MC 메타. KT&G 상상마당 제공
힙합의 바탕화면은 본디 푸른 자연이 아닌 각박한 도심이다. 대도시 빈민과 부유층 사이의 긴장감, 다른 래퍼를 모두 쓰러뜨리고 백만장자가 되겠다(또는 됐다)는 포효가 랩의 흔한 소재다.

이에 반해 도심을 등지고 자연 속에서 정신과 힙합을 수양하자는 ‘힙합스테이’가 30, 31일 강원 춘천 호반에서 처음 열린다. 템플스테이에서 개념을 가져왔다. 춘천시 스포츠타운길에 4월 개장한 KT&G 상상마당 춘천에 라임(rhyme·운율)수양, 공양, 그라피티와 비보잉 시연 같은 종합 ‘힙합 도량’(道場)을 1박 2일간 펼쳐내는 ‘러브레이크 Vol.3 힙합스테이 위드 가리온’이다.

30일 1교시(오후 2시∼) ‘라임수양’은 한국 힙합 뒷얘기, 실전 랩 작사, 랩 배틀 도전, 힙합 영상 상영으로 구성된다. 이어 ‘발우공양’ 시간엔 발우와 채식은 아니지만 춘천의 대표 음식을 활용한 숯불닭갈비덮밥을 먹고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유작인 상상마당 춘천 공간을 돌아볼 수 있다. 강사진의 ‘무소유 콘서트’와 사인회에 이어 ‘라임수양’ 때 지은 랩으로 다투는 ‘면벽랩배틀’을 한 뒤 선배 힙합 예술가들과 술, 고기를 나누는 ‘주지육림’ 시간으로 첫날 일정을 마친다. 31일엔 힙합 관련 모자와 티셔츠, 음반을 파는 장터를 돌아볼 수 있다.

‘힙합스테이’를 상상마당과 함께 기획한 한국 1세대 랩 듀오 가리온 멤버 MC 메타는 “경쟁과 자본주의에 물든 힙합문화에 일침을 가하고자 수양과 수련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취하는 템플스테이 개념을 가져왔다”고 했다. 지난해 래퍼들의 설전 ‘디스전’과 최근 엠넷 ‘쇼미더머니’로 집중 부각된 과다경쟁, 대자본의 일면 대신 상생과 고요의 문화로서 힙합을 재발견하는 시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가리온을 비롯해 한국어 랩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래퍼 피타입, 신예 래퍼 진돗개, DJ 스킵, 그라피티 예술가 ‘가루’, 비보이 팀 스탠딩 피플이 강의와 공연을 주도한다.

‘힙합스테이’에 참가하려면 상상마당 춘천 내 숙박시설 ‘스테이’ 숙박권이 포함된 ‘호텔패키지’(22만 원)나 숙박을 뺀 ‘프로그램 패키지’(9만9000원), 공연만 볼 수 있는 ‘파티콘’(3만 원) 중 한 가지 입장권을 선택해 인터파크에서 예매하면 된다. 070-7586-0525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힙합 스테이#라임수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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