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첫 홀인원… 윤채영, 데뷔 첫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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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마스터스 마지막 날, 박, 3번홀 175야드 6번아이언 ‘쏙’
윤, 연장서 김해림-장수연 제쳐… 9시즌 160개 대회만에 감격 승리

돌돌 구르다 ‘땡그랑’ ‘골프 여왕’ 박인비가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공식 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국내 언론 가운데 채널A가 유일하게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3번홀(파3)에서 특유의 코킹을 하지 않는 스윙으로 6번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는 박인비(1번 사진). 그린 앞쪽에 떨어진 공이 깃대를 향해 굴러가고 있다(2번 사진). 홀 안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공(3번 사진). 채널A 제공
돌돌 구르다 ‘땡그랑’ ‘골프 여왕’ 박인비가 아마추어와 프로를 통틀어 공식 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을 기록했다. 국내 언론 가운데 채널A가 유일하게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3번홀(파3)에서 특유의 코킹을 하지 않는 스윙으로 6번 아이언 티샷을 하고 있는 박인비(1번 사진). 그린 앞쪽에 떨어진 공이 깃대를 향해 굴러가고 있다(2번 사진). 홀 안으로 사라지기 직전의 공(3번 사진). 채널A 제공
흔히 ‘홀인원을 하면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말이 있다. 공식 대회에서 생애 첫 홀인원의 짜릿함을 맛본 ‘골프 여왕’ 박인비(26·KB금융그룹)도 이런 믿음을 가슴속에 꼭 간직하고 싶을 것 같다. 서른이 되기 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 줄줄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9월 26일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골프장에서 스윙 코치이자 약혼자인 남기협 씨와 결혼하는 그는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하는 2년 뒤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주 아쉽게 실패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20일 제주 오라CC 동·서코스(파72)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박인비는 마지막 3라운드 3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낚았다. 핀까지 175야드의 거리를 6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그의 공은 그린 위를 구르더니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박인비는 “대회에서 처음 하게 돼 너무 기쁘다. 박수가 작게 나와 아닌 줄 알았다. 상품도 걸려 있지 않았다”며 웃었다. 그는 또 “홀인원의 기를 받아 계속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홀인원 공은 평생 간직하겠다”고 했다. 박인비는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 입문 6개월 만에 태국 전지훈련에서 처음 홀인원을 한 것을 포함해 이전까지 네 번 홀인원을 했지만 공식 기록은 아니었다. 주말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1만2000분의 1이고 프로들도 3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박인비는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올해 신설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국가 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출전한다.

박인비가 홀인원의 쾌감 속에 이날만 데일리베스트 타이 기록인 5언더파 67타를 몰아치긴 했어도 국내 대회 첫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인비는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해 1타 차로 연장전에 들지 못하고 이다솜과 공동 4위로 마쳤다.

27년 내 생애 가장 시원한 샤워 20일 제주 오라CC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투어 데뷔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윤채영이 우승컵에 든 물을 머리에 붓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KLPGA 제공
27년 내 생애 가장 시원한 샤워 20일 제주 오라CC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에서 투어 데뷔 9년 만에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한 윤채영이 우승컵에 든 물을 머리에 붓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KLPGA 제공
우승 트로피는 2006년 KLPGA투어 데뷔 후 9시즌 동안 159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었던 ‘미녀 골퍼’ 윤채영(27·한화)에게 돌아갔다.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인 윤채영은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김해림 장수연과 동타를 이룬 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140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을 홀 1m 지점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승리를 결정지었다. 160번째 도전 끝에 챔피언의 꿈을 이룬 윤채영은 눈물을 쏟은 뒤 시상식에서는 트로피에 담은 물을 뒤집어쓰며 우승 갈증을 후련하게 씻어냈다.

윤채영은 “나보다 더 기다리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내 동기들이 모두 했던 우승의 순간을 생각하며 9년을 버텼다. 후배들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하라고 말하고 싶다. 늘 희망을 가져야 한다”며 기뻐했다. 초대 챔피언에 오른 그는 지난 한 해 21개 대회에서 받았던 시즌 상금 9000만 원보다도 많은 우승 상금 1억 원을 단번에 받았다. 172cm의 큰 키에 뛰어난 미모와 패션감각으로 유명했던 윤채영은 무관의 핸디캡까지 벗어나게 됐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던 김효주는 시즌 3승에 도전했던 백규정 김민선 등과 공동 6위(8언더파 208타)로 마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삼다수 마스터스#박인비#홀인원#윤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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