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처럼 접는 ‘메모리 소자’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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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주도로 성공… 차세대 ‘입는 컴퓨터’ 적용

종이처럼 자유자재로 접을 수 있는 메모리 소자가 국내 연구진의 주도로 개발됐다. 이 소자는 차세대 ‘입는 컴퓨터’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박철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팀이 이끄는 한국 일본 프랑스 공동 연구진은 접을 수 있을 정도로 잘 휘어지는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까지 휘어지는 메모리는 여러 차례 개발됐지만 휘어지는 정도가 수 mm에 그쳤고 조금 휘다 원래대로 돌아오는 식이어서 움직임이 많은 ‘입는 컴퓨터’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껌을 싸는 포장지가 종이 위에 금속을 입힌 방식이라는 점에 착안해 강유전체 고분자 물질에 반도체 물질을 코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강유전체는 외부에서 전기장을 가하지 않아도 양극과 음극 상태를 유지하는 물질인데, 그 위에 유기물 반도체 물질을 입혔더니 유연할 뿐만 아니라 종이처럼 접은 상태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진은 얇은 막으로 된 메모리 소자의 특성을 분석하는 기법을 자체 개발해 이 메모리 소자를 1000번 넘게 접었다 펴도 전기적 특성이 안정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메모리 소자는 만드는 과정이 용액을 붓는 방식으로 간단하며, 속도가 빠르고 전원이 없어도 정보가 지워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

박 교수는 “메모리 소자가 종이처럼 쉽게 접혀 인체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센서에 바로 적용할 수 있고 ‘입는 컴퓨터’나 통신장치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8일자에 ‘주목받는 논문’으로 소개됐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메모리 소자#네이처#입는 컴퓨터#강유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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