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골퍼를 향한 팬 사랑의 진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4월 16일 06시 40분


여자 골프스타들을 위한 팬들의 표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2014년 KLPGA 신인왕 후보 백규정의 사인을 자수로 새긴 팬클럽용 모자. 주영로 기자
여자 골프스타들을 위한 팬들의 표현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2014년 KLPGA 신인왕 후보 백규정의 사인을 자수로 새긴 팬클럽용 모자. 주영로 기자
사인 새겨진 모자·포스터 들고 해외응원까지
중장년팬 옷 맞춰입고 선수 생일파티 챙기기도


사인 모자에 달력, 맞춤 티셔츠는 물론 포스터까지. 스타를 향한 팬들의 마음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여자골퍼들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장 큰 힘은 ‘팬’이다. 어린아이부터 주부, 중장년층에 이르기까지 팬들의 다양한 스타 바라보기가 눈길을 끈다.

13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골프장의 1번홀 티잉 그라운드. 중년의 두 남자가 ‘지희사랑’이라고 적힌 모자를 쓰고 포스터를 펼친 채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시선이 멈춘 곳은 2012년 KLPGA 투어 신인왕 김지희(21·대방건설)다.

또 다른 한 쪽. 클럽하우스 입구에 5∼6명의 남녀가 똑같은 모자를 쓰고 있다. 그들이 쓴 모자는 올해 신인왕을 노리는 백규정(19·CJ오쇼핑)의 사인이 새겨져 있다. 누가 봐도 백규정의 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KLPAG투어는 특히 중장년 팬이 많다. 이른바 ‘삼촌부대’, ‘이모부대’로 불린다. 이들은 자신들만의 특별한 스타사랑을 표현한다. 4∼5년 전만해도 조용히 뒤를 따라다니며 박수를 치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엔 점점 더 다양해지는 추세다. 김지희나 백규정의 팬클럽처럼 좋아하는 선수의 이름을 새긴 모자를 나눠 쓰는 것은 기본이다. 때로는 옷까지 맞춰 입고 응원을 나올 때도 있다. 선수를 위해 생일 파티를 열어주기도 한다.

포스터나 현수막을 이용한 응원도 이제는 쉽게 볼 수 있다. 포스터에 선수의 얼굴과 이름을 적어 놓고 홀을 따라다니며 응원한다. 지역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대회를 따라다닌다는 것도 삼촌부대, 이모부대의 특징. 때로는 해외 대회까지 원정 응원을 펼치기도 한다.

골프대회에서 이 같은 팬클럽을 보는 일은 어렵지 않다. 팬클럽의 원조격인 김하늘은 ‘하늘사랑’, 이보미는 ‘스마일캔디’, 김자영은 ‘자몽’, 신지애는 ‘파이널퀸’, 최나연은 ‘아름다운 골프마을’이라는 이름의 팬클럽들이 활동하고 있다.

팬들의 응원은 선수에게 큰 힘이 된다. 김지희는 “삼촌팬들이 있어 든든하다. 팬들의 응원에 꼭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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