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레시피] 그림과 사전이 만나면 게임이 된다? '픽셔너리'

  • 동아닷컴
  • 입력 2013년 10월 28일 17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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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육이나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게임’과 ‘그림 그리기’는 인류 문명이 발생하면서부터 시작됐으며, 언제나 인류와 함께 존재해 온 문화다. 다만, 각각 서로 다른 영역으로 독립적으로 발전해 왔다.


20세기 무렵, 게임과는 전혀 관계가 없을 것만 같은 ‘그림 그리기’를 게임에 적용하는 사람이 나타난다. 1980년대 초반, 미국 시애틀에서 웨이터로 일하던 롭 엔젤(Rob Angel)은 친구들과의 파티에서 사전에 있는 단어 중 하나를 임의로 정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친구들에게 자신이 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맞히도록 했다. 이는 단지 파티를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여흥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이 놀이를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1985년 드디어 현재와 같은 '픽셔너리(Pictionary)'를 만들었다. 'Picture(그림) + Dictionary(사전)'라는 이름을 통해 이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살펴볼 수 있겠다.


게임 규칙은 간단하다. 먼저 각 팀에서 그림 그릴 사람을 한 명씩 정한다. 자기 팀이 게임을 할 차례가 되면, 그림을 그릴 사람은 단어 카드를 뽑고 해당 단어를 그림으로 그린다. 다른 팀원들은 모래시계가 떨어지기 전에 그가 그리는 그림이 무슨 단어인지 맞혀야 한다. 정답을 맞히면 주사위를 굴려 게임말을 움직일 수 있으며, 못 맞히면 제자리에 멈춰 있어야 한다. 다음으로 다른 팀이 게임을 진행하면 된다.

이 게임의 장점은 그 전까지는 누구도 생각 못 했던 '그림 그리기'를 게임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꽈배기처럼 꼬여 있는 트랙에서 주사위를 굴려 자기 게임말을 움직이고, 가장 먼저 목적지에 도착하면 이기는 시스템이란, 보드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규칙이다. 하지만 각각 편을 나누어 같은 팀원 중 한 명이 단어 카드를 보고, 단어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른 팀원들이 주어진 시간 내 그 그림이 무슨 단어를 의미하는지 맞히는 시스템은 그 당시 매우 획기적이었다.

픽셔너리 게임판에는 칸마다 색깔이 다르고, 어떤 색 칸에 있느냐에 따라 맞혀야 하는 단어의 종류가 다르다. 예를 들어 파란색 칸에 있을 때는 물건, 주황색 칸에 있을 때는 동작을 뜻하는 단어를 맞춰야 한다. 특히, 의도적으로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단어만을 넣은 녹색 칸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단어를 맞혀야 하는 사람 모두가 진땀을 뺀다. 모래시계는 야속하게도 자꾸자꾸 흘러간다. 이런 난감함이야말로 픽셔너리의 매력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특별히 그림을 잘 그려야 할 필요는 없다. 이 게임에서 중요한 것은 '그림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그리는가'라기보다는, '우리 팀이 단어를 맞힐 수 있게 그림으로 얼마나 잘 설명하는가'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고 단어를 맞추는 과정을 통해 재미뿐만 아니라 학습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정답을 맞힐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리면 사고력과 표현력을 기를 수 있고, 제한 시간 내 정답을 맞혀야 하니 추리력과 순발력이 개발된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 번쯤 주목해 볼 만한 게임인 셈이다.


픽셔너리는 파티 문화가 발달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1989년 여름에는 동명의 어린이용 TV 게임쇼로 제작돼 NBC 방송국을 통해 방영되기도 했다. 그 이후 롭 엔젤은 픽셔너리의 판권을 파커 브러더스(Parker Brothers)와 마텔(Mattel)에 분할해서 판매했다. 그래서 지금은 완구 및 게임 업체의 두 거인인 해즈브로(Hasbro, 파커 브러더스를 합병)가 북미 지역 판권을, 마텔(Mattel)이 나머지 전 세계의 판권을 맡는 방식으로 배급권이 나뉘었다.


픽셔너리는 다른 보드게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스퀸트(Squint)’, ‘백시트드로잉(Backseat Drawing)’, ‘크래니움(Cranium)’, ‘포트레이얼(Portrayal)’, ‘몬스터 말러(Monster Maler)’와 같이 직접 그림을 그리는 게임은 물론이며, ‘타부(Taboo)’, ‘제스처(Gesture)’, ‘타임 업(Time Up)’과 같이 팀원 중 한 명이 일정한 제약을 가지고 단어를 설명하고 다른 팀원들이 그 단어를 맞히는 방식의 게임에서 픽셔너리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정도면 가히 하나의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픽셔너리는 픽셔너리 주니어, 픽셔너리 콤보팩, 픽셔너리맨 등 다양한 버전이 있으며, 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이브다이스(http://me2.do/F4k9turj)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박지원 과장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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