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선택 박근혜]朴, 1987년 이후 수도권서 지고도 첫 당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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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도별 ‘숨은 득표율’ 분석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987년 대통령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수도권에서 지고도 대권을 거머쥔 유일한 당선인이다. 그만큼 대구·경북(TK)과 충청, 강원에서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득표 내용을 분석해 보면 박 당선인이 전 지역에서 자신의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냈음을 알 수 있다. 야권의 숨은 표 못지않게 박 당선인의 ‘숨은 표’도 모두 쏟아져 나왔다는 얘기다.

○ 박 당선인, 전 지역서 표몰이

박 당선인의 숨은 표를 보려면 ‘득표율 착시현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PK(부산·울산·경남)에서 38.4%를 득표해 자신의 목표치인 40%에 근접했다. PK에서 40%를 득표하면 문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일반적 득표율은 투표한 표의 몇 %를 차지했느냐다. 박 당선인의 경남 득표율은 63.1%로 2002년 이회창 후보의 경남 득표율 67.5%보다 4.4%포인트 낮았다. 하지만 경남 전체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을 보면 박 당선인은 48.3%로 이 후보(48.2%)보다 오히려 높았다.

경남에서 문 후보의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은 27.8%로 2002년 노무현 후보(19.3%)보다 8.5%포인트 높아 문 후보도 자신의 지지층을 대거 이끌어냈다. 하지만 박 당선인 역시 2002년 이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층을 결집시킴으로써 낙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런 분석틀을 적용하면 서울에서도 박 당선인이 문 후보에게 크게 밀린 게 아니다. 서울에서 득표율은 박 당선인이 48.2%로 문 후보(51.4%)에게 3.2%포인트 뒤졌다. 하지만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2.5%포인트로 줄어들었다. 박 당선인의 일반 득표율은 2007년 이명박 후보의 득표율(53.2%)보다 5.0%포인트 낮지만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은 36.0%로 오히려 이 후보(33.4%)보다 2.6%포인트 높았다. 이 후보가 투표권이 있는 서울시민 100명 중 33명을 투표장으로 끌어낸 반면 박 당선인은 36명을 끌어냈다는 얘기다.

박 당선인의 전국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은 38.9%로 2002년 노무현 후보(34.3%)보다 4.6%포인트 높았다. 당시 이회창 후보(32.7%)에 비해서는 6.2%포인트 앞선 것이다. 대선 투표율이 2002년 70.8%에서 올해 75.8%로 5.0%포인트 올라갔음에도 박 당선인이 여유롭게 이긴 것은 선거인수 대비 득표율 상승폭이 투표율 상승폭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 재외국민과 부재자에선 문 후보 앞서

박 당선인은 최종 개표 결과 문 후보를 108만496표 앞섰다. 하지만 부재자투표와 재외국민투표에서는 모두 패했다. 108만6687명이 참여한 부재자선거에서는 문 후보가 박 당선인을 5만1252표 이겼다. 22만2389명이 참여한 재외국민선거에서도 문 후보가 박 당선인보다 2만1873표를 더 얻었다.

박 당선인이 태어난 대구 중구에서는 박 당선인의 득표율이 82.89%로 대구 8개 구군 중 가장 높았다.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군에서의 득표율은 82.87%였다.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충북 옥천에선 64.49%, 자택이 있는 서울 강남구에선 60.14%를 얻었다.

문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서 43.89%, 자신의 고향인 경남 거제에서 44.06%를 득표했다. 자택이 있는 경남 양산(40.76%)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47.49%)에서의 득표율은 경남 평균(36.3%)을 상회했다.

박 당선인은 1577만3128표(51.6%), 문 후보는 1469만2632표(48.0%)를 얻은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총유권자 4050만7842명 가운데 3072만1459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75.8%였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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