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조성민-김현민 ‘펄펄’… KT 드디어 터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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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PO 3차전서 부활… 34득점 합작
인삼공사 83-67로 꺾고 벼랑끝 탈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앞둔 22일 부산 사직체육관의 KT 라커룸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적지에서 2연패를 당해 벼랑 끝에 몰린 위기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KT 전창진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우리가 질 것으로 예상했는지 기자들이 질문을 별로 안 하더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0-3으로 탈락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을 뿐 아니라 팀의 장래를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먼저 2승을 거둔 인삼공사도 처지는 KT와 달랐지만 남다른 승부욕을 보였다. 인삼공사 선수단은 원정 숙소인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호텔을 나서며 개인 짐을 모두 구단 버스에 챙겨 나왔다. 3연승으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확정짓고 안양 숙소로 곧바로 올라가자는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의 특명 때문이다. 이 감독은 “3차전에서 끝내려면 이 정도 각오는 해야 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양 팀 모두 배수진을 쳤던 3차전의 최종 승자는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KT였다. 조성민이 완벽하게 부활한 KT는 인삼공사를 83-67로 꺾고 2패 뒤 귀중한 1승을 거뒀다.

경기는 1쿼터부터 육탄전이었다. 인삼공사 오세근은 수비를 앞에 두고도 투지 넘치는 골밑 돌파를 시도하며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다. KT도 주장 조동현이 가로채기에 이은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맞섰다.

전반까지 33-33으로 맞선 양 팀의 균형은 3쿼터에 깨졌다.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1, 2차전에서 인삼공사 이정현과 박찬희의 압박 수비에 막혀 부진했던 KT 간판 포워드 조성민이었다. 조성민은 3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키며 59-51 리드를 이끌었다. 기세가 오른 4쿼터에는 속공을 주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성민은 3점슛 3개를 포함해 20점을 올렸고 어시스트 8개, 가로채기 5개까지 기록하는 만점 활약을 펼쳤다. 조성민은 “나 자신한테 서운한 마음이 많았다. 내일이 없다는 각오로 죽을힘을 다해 뛰었다”고 말했다. 인삼공사의 핵심인 오세근은 17득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19득점(8리바운드)을 보탰다. 조커 김현민(14득점)은 고비 때마다 분위기를 띄우는 덩크슛 2개를 성공하는 등 깜짝 활약을 펼쳤다. 전 감독은 “김현민이 궂은일을 해줘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4차전은 24일 부산에서 열린다.

부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농구#조성민#김현민#KT#인삼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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