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루한 중년? 탈출구는 “셸 위 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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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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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명에 6개월간 춤 강습 “일상탈출 원하는 40, 50대에 스스로 변하는 법 찾게 할 것”

잠자는 ‘끼’를 춤으로 깨우는 충무아트홀 ‘꽃중년 프로젝트’ 14일 오전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꽃중년 프로젝트’에 참가한 중년 여성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잠자는 ‘끼’를 춤으로 깨우는 충무아트홀 ‘꽃중년 프로젝트’ 14일 오전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꽃중년 프로젝트’에 참가한 중년 여성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남편은 회사로 출근하고 아이는 학교에 가면 덩그러니 홀로 집에 남아 아침드라마를 보는 게 일상이다. 빨래 개고 청소하면 어느새 저녁상 차릴 시간이 되고 눈 깜짝할 사이 해는 저물었다. 하루하루 지루한 일상이 쌓여갈수록 마음은 허전하기만 하다.

여기까지 읽은 뒤 “이건 내 얘기잖아!”라고 공감하는 여성이라면 충무아트홀의 ‘춤추는 꽃중년 프로젝트’에 주목하자. 평범한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헤매고 있었다면 충무아트홀이 3월부터 시작한 커뮤니티 댄스 프로그램이 완벽한 해결책이 될 듯하다.

○ 모여라, 춤추는 꽃중년들아

충무아트홀이 서울 중구에 사는 중년 여성을 대상으로 시작한 ‘춤추는 꽃중년 프로젝트’는 평범한 여성이 춤을 통해 스스로 예술가로 변신하는 6개월 여정의 강의다. 7일 첫 예술입문강좌가 열린 데 이어 14일 오전에는 첫 번째 춤 수업이 열렸다. 이번 프로젝트 총감독을 맡은 김윤진 국민대 겸임교수는 실기 수업을 일주일 앞두고 수강생 30여 명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최대한 가슴이 깊게 파인 드레스를 입고 오세요.’ 이날 오전 10시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지하 2층 강의실 앞에 모인 수강생들의 차림새를 보니 이들이 얼마나 고심 끝에 의상을 골랐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스팽글과 큐빅이 박힌 반짝이 의상부터 속이 보일 듯 말 듯한 시스루 소재 블라우스까지 무도회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김 교수가 강의실 문을 열자 어두컴컴한 방 안에 나이트클럽 천장에서나 볼 수 있는 미러볼 하나가 돌아가고 있었다. 그 아래에는 물방울무늬 원피스와 몸뻬 바지, 선글라스, 흑인풍 파마 가발로 무장한 무용단원 4, 5명이 각자 희한한 포즈를 취한 채 수강생을 맞이하고 있었다. 신나는 댄스음악이 울려 퍼지자 어색해하는 40, 50대 중년 여성들 사이로 김 교수와 단원들이 흥을 돋우기 시작했다. 어색함은 뒤로하고 이내 음악에 흠뻑 취해 몸을 흔들었다. 테이블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여성부터 스카프 자락을 휘날리며 움직이고 싶은 대로 막춤을 추는 여성까지 각양각색이었다.

○ 중년 여성을 생활예술가로  

비록 첫 무대는 막춤이었지만 이들은 이제 6개월간의 긴 여정에 겨우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김 교수는 이번 춤 프로젝트를 통해 중년 여성들이 생활 속에서 예술을 즐기고 창조하는 예술가로 변신하게 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기획 단계에서 만난 중년 여성 대부분은 변화 욕구가 왕성했으나 방법을 모를 뿐이었다”며 “단순하게 가르쳐 알려주는 대신 스스로 변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게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조영자 씨(52·여)는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지만 내 안에 있는 끼를 표출해 보고 싶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스스로 어떤 예술을 창조할 수 있을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앞으론 지역밀착형 춤 수업도 이어갈 계획이다. 다만, 수강생들에게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매번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호기심을 자극해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다.

이번 프로젝트는 8월 지역 공연과 충무아트홀 공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강의가 진행되며 참여를 원하는 여성은 충무예술아카데미(02-2230-6651)로 문의하면 된다. 참가비는 3만 원.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사회#수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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