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350>堯는 以不得舜으로 爲己憂하시고 舜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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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放勳(방훈), 즉 堯(요)의 말씀을 인용해서 요임금이 얼마나 曲盡(곡진)하게 백성을 위해 근심했는지 말했다. 그리고 성인은 백성을 걱정해서 정치와 교화를 행했으므로 직접 밭을 갈 겨를이 없었다고 주지시켰다. 그런데 옛날의 정치는 군주가 직접 백성들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輔佐(보좌)의 인물을 구하여 그들이 관료기구를 장악해서 백성들을 다스리는 방식을 택하였다. 따라서 맹자는 성인들이 백성을 위해 걱정했기 때문에 정치를 실행할 가장 훌륭한 인재를 구하려고 근심했다고 말했다.

以不得舜爲己憂는 순과 같은 현자를 얻어 천하를 다스리지 못하는 일을 자신의 근심으로 삼았다는 말이다. 皐陶(고요)는 순임금의 신하로, 형벌을 취급하는 司寇(사구)라는 관직에 취임한 인물이다.

과거의 정치론은 用人論을 핵심으로 한다. 대부분의 논자들이 각 부서마다 인재를 등용하면 정치는 제대로 이루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논어’ ‘顔淵(안연)’편의 樊遲問仁章(번지문인장)에서는 擧直錯枉(거직조왕)을 用人의 원칙으로 제시했다. 즉 그 원문에 ‘擧直錯諸枉(거직조저왕)이면 能使枉者直(능사왕자직)이니라’라고 말했다. ‘곧은 사람을 기용하여 굽은 사람의 위에 두면 굽은 사람을 곧게 만들 수 있다’라는 뜻이다. 주자(주희)는 錯를 捨置(사치·버려 둠)로 보고 錯諸枉이란 굽은 사람을 버린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단, 굽은 사람 위에 곧은 사람을 두면 굽은 사람도 펴지게 된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이 해석이 더 현실적인 듯하다. 풀이는 해석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공자는 결국 用人에서 곧은 사람을 기용하는 擧直 자체를 매우 중시했다고 말할 수가 있다.

오늘날의 정치가도 자기의 근심으로 삼아야 할 것은 훌륭하고 올곧은 인물을 등용하는 문제이어야 할 것이다. 만일 일시적인 명예나 퇴임 후의 일이나 근심한다면 결코 올바른 정치가라고 할 수가 없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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