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인삼公 맏형-막내 ‘승리 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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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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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결승점-오세근 23점
8차례 동점끝 동부 꺾어

시간을 앞으로 돌린 듯했다. 12월이 아니라 포스트 시즌의 열기가 뜨거운 3, 4월이 일찌감치 찾아왔다. 선두 동부와 2위 인삼공사의 시즌 3차전이 열린 14일 원주 치악체육관이다. 3050석밖에 안 되는 체육관 규모가 아쉬웠다. 3605명의 만원 관중이 계단까지 빼곡히 메웠다.

하지만 코트의 봄을 만끽한 쪽은 홈팀 동부가 아니라 원주를 무덤처럼 여기던 인삼공사였다. 인삼공사는 8차례 동점을 반복하는 접전 끝에 동부를 66-64로 제쳤다. 동부를 상대로 올 시즌 2점, 4점 차로 아쉬운 연패를 안았던 인삼공사는 원주 방문경기 11연패를 끊으며 1407일 만에 승리를 안았다. 2위 인삼공사는 18승 7패로 선두 동부(21승 5패)를 2.5경기 차로 쫓았다. 자칫 졌더라면 동부의 선두 독주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던 데다 동부 콤플렉스를 지워버린 값진 승전보였다.

극적인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주인공은 양 팀 합쳐 최고참인 인삼공사 김성철(35)이었다. 인삼공사는 64-64로 맞선 경기 종료 9.8초 전 작전타임을 불렀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김태술과 오세근을 앞세운 2 대 2 공격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를 간파한 강동희 감독이 김태술을 봉쇄하면서 패스를 받은 김성철이 과감한 골밑 돌파로 김주성의 수비를 제친 뒤 레이업슛으로 종료 2.3초 전 짜릿한 결승점을 뽑으며 회춘을 알렸다. 12년 전 신인상을 받은 김성철은 “내게 기회가 올 줄 몰랐다. 마지막에 파울이라도 얻어 자유투라도 쏘겠다는 절박한 심정이었는데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경기 전 이상범 감독은 동부의 높이에 대한 공포를 버려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감독의 믿음은 슈퍼 루키 오세근이 책임졌다. 오세근은 시즌 처음으로 40분을 모두 뛰며 23점을 터뜨렸다. 경기 후 시큼한 땀 냄새를 뿜어내면서도 연방 미소를 머금은 오세근은 “코트를 넓게 쓰며 공간을 확보했던 효과를 봤다. 1위 추격의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전자랜드는 문태종과 허버트 힐이 나란히 22점을 터뜨린 데 힘입어 시즌 맞대결에서 2연패 중이던 모비스를 83-77로 꺾었다.

원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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