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한국이 1, 2위 싹쓸이 ‘코리아 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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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US여자오픈 연장전 연속 버디… 첫 메이저 제패
서희경, 4R-연장 17번홀서 뼈아픈 보기로 우승 넘겨줘

마치 US여자오픈이 아니라 한국여자오픈 같았다.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리기 위해 연장전에 나선 두 얼굴이 반갑기만 했다. 200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라이벌 관계였던 유소연(21·한화)과 서희경(25·하이트)이었다.

12일 미국 콜로라도 주 콜로라도스프링스 브로드무어골프장 동코스(파71·7047야드)에서 끝난 제66회 US여자오픈.

이 대회는 박세리가 1998년 18홀 연장으로도 부족해 연장 2개 홀을 더 치른 뒤 정상에 섰기에 잊을 수 없는 무대다. 당시와는 달리 3개 홀 연장전에 나선 유소연과 서희경은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16번홀(파3)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에서 두 선수 모두 파를 낚아 ‘장군 멍군’을 불렀다. 600야드에 이르는 17번홀(파5)에서 희비가 갈렸다. 서희경의 드라이버 티샷이 오른쪽 페어웨이 벙커에 빠진 뒤 5.4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했다. 반면 유소연은 철저하게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으로 버디를 낚아 두 발 앞서나갔다. 18번홀(파4)에서도 유소연은 두 번째 샷을 컵 1m 내외로 바짝 붙인 뒤 버디를 추가해 승리를 결정지은 뒤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흐뭇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박세리와 2009년 이 대회 우승자인 지은희의 축하를 받은 유소연은 “믿어지지 않는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최고의 하루”라고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또 “박세리와 지은희는 우상이었다. 그런 선배들과 같은 영광을 누렸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기자는 공교롭게도 2009년 12월 중국 샤먼에서 열린 KLPGA투어 2010시즌 개막전인 오리엔트 차이나오픈에서 이들의 연장을 지켜본 적이 있다. 유소연은 서희경과의 3차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당시 역전패에 눈물까지 흘렸던 서희경은 이번에도 품안에 들어온 대어를 놓치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밝은 미소로 후배에게 축하를 보냈다.

대원외고 시절인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금메달 2개를 따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유소연은 이듬해 프로에 전향해 강자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슬럼프를 겪었으나 지난달 롯데칸타타오픈에서 18개월 만에 정상에 복귀해 건재를 과시했다. 연세대 3학년인 그는 졸업 후 미국 진출을 노렸던 계획도 바꾸게 됐다.

콜로라도스프링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유소연은 누구?

△생년월일=1990년 6월 29일
△신체조건=키 168cm
△혈액형=A형
△별명=돼지, 망아지
△골프 시작 계기=서울 세종초 시절 특별활동으로 골프부에 들었다가
△출신교=대원외고-연세대 △소속팀=한화골프단
△존경하는 선수=박지은, 신지애
△주요 경력=도하 아시아경기 개인·단체전 금메달, KLPGA 통산 7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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