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볼거리 가득한 비빔밥, 왠지 조미료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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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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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버벌 공연 ‘비밥’
대중성★★★☆ 기교★★★ 창의성★★☆

요리사들의 요리 대결을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비보이댄스와 무술을 접목해 코믹하게 그려낸논버벌 공연 ‘비밥’. CJ E&M 제공
요리사들의 요리 대결을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비보이댄스와 무술을 접목해 코믹하게 그려낸논버벌 공연 ‘비밥’. CJ E&M 제공
논버벌 공연의 쌍두마차 ‘난타’와 ‘점프’ 제작에 참여한 최철기 씨가 한국공연계의 큰손인 CJ E&M과 손잡고 야심 차게 내놓은 ‘비밥’이 지난달 27일 개막해 무기한 공연에 들어갔다. 유명 레스토랑의 두 라이벌 요리사가 세계 유명 요리를 놓고 대결을 펼치다가 한국의 비빔밥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가린다는 내용을 코믹하게 극화했다.

‘맛있는 공연’을 표방한 이 작품은 뷔페 요리를 닮았다. 내용만 봐도 일본의 스시, 이탈리아 피자, 중국 닭고기누들에 이어 한식까지 온갖 요리가 등장한다. 기술적으로도 비트박스와 아카펠라를 앞세우긴 했지만 비보이댄스와 무술, 야광쇼까지 지금까지 국내 논버벌 공연에 접목됐던 각종 기예의 모둠요리에 가깝다. 미술과 접목한 ‘드로잉 쇼’의 아이디어가 빠졌을 뿐 논버벌 공연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하지만 난타와 점프의 뒤를 이을 3세대 논버벌 공연이 되기엔 결정적으로 “와” 하고 감탄할 만한 요소가 빠져 있다. 모두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요소만 섞어 놨다는 점에서 재료의 신선함을 살린 비빔밥이 아니라 조미료 맛이 강한 잡탕찌개에 가깝다.

이 공연의 가장 큰 차별성은 맛깔 나는 요리 과정을 비트박스로 표현한 부분이다. 하지만 TV 개그 프로그램으로 익히 봐온 비트박스의 기발함을 능가한다고 할 순 없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가야극장에서 새 모습으로 찾아온 ‘브레이크 아웃’의 막후 공연에 펼쳐지는 비트박스가 오히려 더 감탄을 자아낸다.

이 공연의 최대 미덕은 관객으로 하여금 요리사를 선택하게 하는 등 객석과 상호교감에 충실하다는 점이다. 국내 논버벌 시장 판도가 외국관광객의 입맛에 달렸다는 점에서 이 같은 승부수가 어떤 효과를 낳을지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i:서울 중구 정동 한화손보 세실극장. 4만∼5만 원. 02-501-7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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