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여권’ 긴급 릴레이 인터뷰]<5>중립성향 김형오 前 국회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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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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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혁 흐지부지되면 끝장… MB 활동, 국민에 와 닿지 않아”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늘이 준 마지막 경고이자 기회다. 이번에도 흐지부지되면 한나라당은 끝이다.”

한나라당의 위기상황을 관리할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3일 “우리가 껍데기만 변하고, 일시적으로만 변하면 국민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4·27 재·보궐선거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특사 방문차 출국하던 박근혜 전 대표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출국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기내에선 만나지 않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기 전에 잠깐 인사만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불가리아 소피아국립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은 뒤 귀국했다. 다음은 의원회관에서의 일문일답.

―출국 전 ‘대통령이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청와대를 겨냥한 발언을 했는데….

“대통령의 활동이 국민에게 와 닿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대통령은 일 부담을 줄이고 장관들이 적극 책임감을 갖고 나서야 한다. 역대 어느 정부보다 장관들이 책임지고 일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현 정부의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세종시 문제로 여야 갈등과 국론분열이 있었다. 동남권 신공항 사업 백지화로 영남권이 남북으로 갈라졌다. 그런데 정부가 갈등을 치유하기는커녕 완화도 못 시키고 책임도 안 진다.”

―한나라당 의원연찬회도 맥없이 끝났다. 한나라당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치열한 고민이 없다. 자유민주주의, 보수정당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정치적 목숨을 걸겠다는 각오도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특정 계파가 모이고, 구심점이 없이 모여 불만이나 토로하고 끝나버리면 이건 정당도 아니다.”

―특히 한나라당이 젊은층의 지지를 못 받는 이유는….

“부자정당, 군대기피당 이미지를 못 씻고 있다. 아버지 잘 만나 몇백억 재산이 있는 사람이 당의 전면에 나서면 안 된다. 병역 문제가 있는 사람이 당의 간판이 되는 것도 곤란하다.”

―지금까지 당을 이끌어온 친이(친이명박)계 주류는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친이계 주류) 한 사람 한 사람은 다들 어렵고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개인은 억울한 측면이 있을 거다. 그래도 몸을 낮춰야 한다. 살려고만 하면 죽기 십상이다. 이번에 2선 후퇴 안 되면 국민이 보기에 한나라당은 이전이나 똑같은 거다.”

―박 전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가 힘들고 피곤하다고 유력 후보 보고 (당에) 와달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구심력을 키우자는 것이지만 유력 주자를 보호할 필요도 있다.”

―비대위원장을 맡을 의사는 있나. 비대위는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나.

“아직 위원장직을 제의받은 적이 없다. 국면 전환용 비대위가 돼 버리면 ‘도로 한나라당’이 된다. 비대위에 힘이 실리려면 의원총회라든지 당원의 의사가 일정 부분 반영되고 책임과 권한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전당대회 관리나 하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 현 지도부가 차기 전대에 나서기 위해 비대위를 내세워 면죄부나 받으려 해선 곤란하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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