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타왕 김대현 “中高때 매일 40분 폐타이어 두들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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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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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PGA 4년 연속 1위’ 비결 들어보니

‘쨍’ 하는 타구음과 함께 비상을 시작한 공은 좀처럼 떨어질 줄 몰랐다. 오르막 경사에 조성된 270m 거리의 연습장 끝에 설치된 3m가량의 녹색 철제 담장을 훌쩍 넘고서야 사라졌다. 지켜보던 골프 대표팀 남녀 선수들의 입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골프 선수들에게도 경외의 대상이었다. 5일 성남 남서울CC에서 개막하는 GS칼텍스 매경오픈 출전을 앞두고 대회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때리던 김대현(23·하이트)이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김대현은 국내 최고의 장타자. 최근 4년 연속 한국프로골프에서 장타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313.75야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장타왕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아요. 남자에게 비거리는 자존심이라잖아요. 끝까지 지켜봐야죠.”

300야드를 넘는 폭발적인 드라이버 티샷은 김대현 골프의 핵심이다. “거리가 나니까 쉽게 플레이할 수 있어요. 정확성은 일단 그 다음이에요. 프로들은 한 클럽 차이만 나도 공략이 달라져요. 9번 아이언을 잡느냐, 피칭웨지를 잡느냐는 천지 차이거든요.”

김대현은 올 시즌 버디(평균 4.75개)와 평균 퍼트(1.679개)도 1위다. 티샷을 일단 멀리 보낸 뒤 짧은 클럽으로 스코어를 줄여나갔다. 2007년 하나투어대회에서 기록한 349야드가 공식대회 최장거리 기록. 짧은 파4홀에서는 그린이 빌 때까지 티샷을 참아야 한다.


김대현은 “프로암대회에 나가면 몸도 그리 안 큰데 어찌 그리 멀리 치느냐는 질문을 늘 듣는다”며 웃었다. 백티에서 따로 쳐도 아마추어 동반자보다 60야드 이상 차이가 날 때도 있다.
김대현은 어드레스 때 스탠스를 넓게 하고 체중은 약간 주저앉듯 뒤꿈치 쪽에 둔다. 백스윙에서 하체의 움직임이 작고 견고하며 왼쪽 어깨를 턱 밑으로 깊게 집어넣어 스윙 아크를 크게 유도한다. 대부분의 골퍼는 다운스윙과 동시에 오른발의 체중을 왼발로 옮기지만 김대현은 임팩트 순간까지 체중을 오른발에 남겼다 폴로스루 때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밀어줘 힘의 전달을 극대화한다. 임팩트 때 오른발을 최대한 지면에 붙이면서 거리와 함께 정확도도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JNA 제공
장타 비결에 대해 김대현은 어릴 때부터 세미프로 출신인 아버지가 파워 스윙을 강조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고교 시절 3, 4년 동안 하루 40분씩 폐타이어를 치다 보니 임팩트가 정확해졌어요. 무게 2kg 정도 나가는 파이프를 매일 200번씩 꾸준히 휘둘러 근력을 키웠고요. 아침에는 늘 산을 탔는데 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다 보면 하체 밸런스를 잡는 효과가 있어요. 요즘도 웨이트트레이닝을 밥 먹듯 해요.” 초등학교 때 3년 동안 높이뛰기를 한 것도 도움이 됐는데 도약할 때 순간적으로 힘을 집중시키는 동작을 다운스윙에 접목시킬 수 있었다. 꿈의 300야드는 역시 거저 얻어진 게 아니었다.

성남=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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