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스프링 캠프 미야코지마를 가다] 오카다 “이승엽 홈런 펑펑…아주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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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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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 타격감 OK… 3년전 전성기 실력 회복
“최근 야구 못해서인지 의지 불타” 대놓고 칭찬
타순은 6번 예정…T-오카다와 홈런경쟁 기대

이승엽 “그동안 야구에 굶주렸다” 한 때 아시아 최고의 거포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출발선상. 8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의 스프링캠프. ‘국민타자’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이승엽 “그동안 야구에 굶주렸다” 한 때 아시아 최고의 거포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출발선상. 8일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오릭스의 스프링캠프. ‘국민타자’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54) 감독은 이승엽(35)의 영입에 대해 벌써부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직접 보니 몸 상태와 타격능력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오카다 감독은 8일 한국 기자들과 만나 이승엽에 대한 느낌과 자신의 구상을 털어놨다.

○준비가 잘 됐다

오카다 감독은 “이승엽의 상태가 아주 좋다. 캠프 첫날부터 아주 잘 하고 있다. 시즌 개막 준비가 아주 잘 되고 있다”며 ‘아주’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 최근 3년간 부진했지만 오카다 감독은 “이승엽은 최근 3년간의 모습보다 한신 감독 시절에 봤던, 홈런을 많이 치던 좋을 때의 모습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타격훈련 때 홈런포를 펑펑 터뜨리는 이승엽을 지켜보면서 걱정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웠다는 뜻이다.

○의지가 충만하다

그는 이승엽의 심리적 상태에서 부활을 읽어냈다. “최근 2∼3년간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인지 정말 야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며 흐뭇하게 바라봤다. 실제로 이승엽도 출장기회가 없었던 요미우리에서는 거의 자포자기 상태였지만, 오릭스로 이적한 뒤 의욕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눈빛도 다르고, 요미우리보다 훈련강도가 훨씬 세지만 입가에는 미소가 계속 번지고 있다.

○오카다보다 더 많은 홈런 기대


오카다 감독은 “일본시리즈에서 이승엽에게 아픈 홈런을 맞았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2005년 일본시리즈에서 지바 롯데 이승엽이 11타수 6안타(타율 0.545), 3홈런 6타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자신에게 아픔을 안긴 것을 되새겼다.“요미우리 시절에도 구보타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날리기도 했다”며 상황과 볼카운트까지 기억해 냈다. 그런 강한 인상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오카다 감독은 “요미우리 시절에 아주 좋은 성적을 냈는데, 현재 컨디션을 보면 그 정도 상태라고 본다”면서 “올시즌 T-오카다보다 더 많은 홈런을 칠 수도 있다. 아무튼 둘이 홈런왕 경쟁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승엽 타순은 6번

2006년 데뷔한 T-오카다(23)는 2009년 7홈런을 기록한 뒤 지난해 당당히 33홈런으로 퍼시픽리그 홈런왕에 오른 샛별이다. 원래 이름은 오카다 다카히로. 그런데 지난해 공교롭게도 오카다 감독이 오릭스 사령탑에 오르면서 공모를 통해 등록명을 ‘T-오카다’로 바꿨다.

그렇다면 이승엽의 타순은 어떨까. 오카다 감독은 “T-오카다는 오릭스 4번타자를 넘어 일본야구의 4번타자라는 생각이다. 이승엽을 5번에 넣고 싶지만 6번에 기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고 밝혔다. 3번 고토와 4번 T 오카다가 좌타자라 5번까지 좌타자 이승엽을 배치하면 상대팀 좌완투수의 집중공략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이다. 한국기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이승엽은 “타순은 상관없다. 많이만 출장할 수 있다면 문제없다”고 말했다.미야코지마(일본 오키나와현)|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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