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SEOUL SUMMIT D-1]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인터뷰 外

  • Array
  • 입력 2010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중국 경제안정-발전 자체가 글로벌경제 회복에 큰 기여”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동아일보 등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68)은 연합뉴스 등 4개사와 서면 인터뷰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56)는 동아일보를 비롯해 유럽 특파원을 둔 5개사와 인터뷰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44)는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공개 서면 인터뷰를 했다. 후 주석은 “중국의 경제안정과 발전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세계경제 회복에 중요한 기여가 된다”고 밝혀 외부 간섭에 반대한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메르켈 총리는 “경쟁력의 산물인 무역흑자 규모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미국의 양적 확대에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을 비롯한 회원국 간 입장 차가 만만치 않은 갈등과 파고를 부를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캐머런 총리는 “북한의 비핵화에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는 현재의 유엔 제재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국제금융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난 4차례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역할 및 앞으로 발전 전망은….

“G20은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인 체제이며 국제경제 협력을 추진시키는 주요 플랫폼이다. G20 정상회의는 세계경제 성장의 회복과 국제 금융시장의 안정, 그리고 민중과 기업의 믿음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G20은 앞으로도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함께 건너감)의 정신을 계속 발휘해야 한다. 특히 G20 회원국들이 모든 형태의 보호주의를 반대하고 자유무역과 투자를 방해하는 정책과 조치들을 없애 경제의 국제화 프로세스 속에서 새로운 발전 동력을 육성해야 한다.”

―중국과 G20 회원국들은 세계경제가 강력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하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거시경제 정책 조율은 어떻게 평가하나.

“2009년 9월 미국 피츠버그 G20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거시경제 정책을 조율하기로 했다. 그 후 세계경제는 회복세가 뚜렷해지며 가장 어려운 시기는 지나갔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은 G20 회원국들이 서로 다른 발전 단계에 있다는 것이다. 각국의 실정을 충분히 존중해야 G20 회원국 사이의 거시경제 정책 조율이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국제금융위기로 세계 주요국이 어려움에 빠졌지만 중국은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을 유지해 왔다. 중국의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는지….

“내부적으로 4조 위안 투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 유연한 통화정책 등 다양한 내수 시장 부양책을 폈다. 중국은 최대 개도국으로서 스스로의 경제 안정과 발전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중요한 기여라고 생각한다. 대외적으로는 국제협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08년 11월 워싱턴 G20 첫 정상회의에서는 전면적 균형적 점진적 실효성의 원칙에 따라 국제 금융체계의 개혁을 주장했다. 중국은 지난 여러 차례의 G20 정상회의에서 G20이 국제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주요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은 또 어려움 속에서 위안화 환율의 안정을 유지하고 주동적이고 점진적이며 조정 가능한 원칙에 따라 위안화 환율을 결정하는 시스템 개혁을 추진해 왔다.”

―G20 서울 정상회의는 신흥 경제국과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린다. 어떤 특색을 구현해야 하며 어떤 문제에 집중해야 하나.

“신흥경제국과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G20 정상회의여서 G20 체제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역대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것을 실현하고 신흥경제국과 아시아의 특색을 구현하기 위해 중국도 노력할 것이다.”

―최근 중국과 아시아 이웃나라와의 관계를 어떻게 보나.

“각국은 서로의 중대한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 국제금융위기 대응에서 협력한 것처럼 지역 이슈에서도 서로 협력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중국은 협상과 대화를 통해서 이웃나라와의 의견차를 해결하려고 한다. 각국의 공동 노력으로 더욱 평화롭고 안정된 번영의 아시아가 세계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는다.”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인터뷰
“무역흑자 인위적 조정 반대… 美 자국상품 경쟁력 높여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9일 G20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환율 및 무역수지 균형 문제와 관련해 “무역흑자를 인위적으로 경상수지에 맞추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독일 베를린의 총리 집무실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20분 동안 가진 인터뷰에서 “자유무역주의 강화와 보호주의의 철폐야말로 세계 경제성장의 핵심”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양적완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G20과 G8은 어떻게 역할을 분담해야 하나. G8 이외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에서 G20이 개최되는 의미를 평가한다면….

“G20의 중요성은 G8보다 커지고 있다. G8 회원국은 아니지만 글로벌 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중국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 신흥국이 포함돼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포럼으로 가치가 확대됐다. 이명박 대통령과는 며칠 전 통화를 해 G20의 중요성이 확대된 것을 이야기했다.”

―G20 정상회의에서는 환율, 국제통화기금(IMF) 개혁, 국제금융안전망, 개발 의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이 중점을 두는 분야는….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자본 건전화 방안을 골자로 한 바젤Ⅲ 협약을 바탕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공유됐다. IMF 개혁은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를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금융안전망에 의한 도덕적 해이의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금융권의 자기자본 규제 강화나 IMF 개혁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지난달 경주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환율정책과 경상수지를 연계하는 방안이 합의됐는데 이에 대한 독일의 입장은….

“독일은 경상수지 가이드라인을 내세운 미국의 입장에 반대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국제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며 각국은 자국 상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경상수지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우리는 자유무역을 적극 지지하며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한다. 보호주의는 오히려 세계경제의 위험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확대되는 것은 해당 수출국의 상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런 국제경쟁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각국이 국제시장의 최고의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균형 잡힌 지속성장을 추구하는 ‘개발 의제’를 제안했다.

“균형 잡힌 성장과 개발 의제는 매우 중요하다. 독일의 경제성장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인위적일 경우 거품경제의 위험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수교 126년이 된 한독 양국 관계를 평가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말해 달라.

“두 나라는 분단국이라는 비슷한 운명을 지녔다. 동시에 한국은 독일의 강한 경쟁자이다. 특히 해양 분야와 자동차 산업에서 그렇다. 두 나라는 우호적으로 경쟁하는 관계다.”

―남북한은 통일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북한 주민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그들은 자유라는 걸 전혀 경험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그들을 환영해줘야 한다. 헬무트 콜 총리는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동독과 서독을 하나로 만들고 인간적으로 화합시켰다.”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인터뷰
“한국-EU FTA는 모범 사례… 무역 키워 세계 동반성장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이번 회의에서 기대하는 실질적인 성과는….

“무역 증진이다. 무역은 세계 경제성장의 엔진이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건실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있는 미래성장을 위한 길을 닦아 놓는 것도 필요하다. 세계경제 불균형과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영국 통계청은 영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본다. 지난 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약 0.8% 증가했는데 최근 10년 내 가장 빠른 속도다. 국제신용평가회사는 영국의 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

―증세, 연금 개혁 및 복지수당 축소를 추진하고 있는데….

“건전한 재정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재정이 부실하면 고금리, 무너지는 비즈니스, 높은 실업률 등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상상 이상이다. 최근 영국 정부가 취한 조치는 이런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보건, 교육 지출을 줄이는 데는 신중했다. 고령자나 사회적 약자를 위한 주요 혜택은 그대로 유지했다. ‘강력하되 공정하게’ 적자를 줄이는 게 목표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해외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비결은….

“영국은 세계 2, 3위의 해외투자 유치국이다. 직접투자 보유액도 무려 1조1250억 달러나 된다. 지난해만 해도 유럽으로 들어오는 직접투자의 20% 이상을 유치했다. 유럽본부가 가장 많이 위치한 곳 역시 영국이다. 세계은행은 영국을 유럽 내 가장 사업하기 좋은 국가로 선정했다. 최근 아시아 기업 수가 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한국 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은 영국에 최첨단, 고부가가치 투자국가다. 한국의 대영국 투자로 창출되는 일자리 수는 작년 한 해에만 81%나 늘었다.”

―한-EU FTA 체결로 영국 서비스산업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일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양국의 상품 및 서비스 교역량은 56억 파운드나 된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금융 및 법률 서비스에서부터, 녹색기술까지 영국 경제 입장에서만 본다면 매년 5억 파운드의 경제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북한의 권력 승계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사회에 핵 위협을 가하고 있는 북한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영국은 북한의 핵 활동을 많이 우려하고 있다. 북한이 검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비핵화를 진행하기를 희망하며, 6자회담이 가장 현실적 회의체라고 믿는다. 비핵화에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는 현재의 유엔 제재 조치가 계속돼야 한다고 본다. 유엔 제재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핵 활동을 억제하고 은밀히 이뤄지는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2018년 월드컵 개최를 희망하고 있는데….

“내가 가장 집중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영국민 전체가 바라고 있다. 한국 역시 2022년 유치에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