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박기연/북한산 둘레길 탐방객에 몸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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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레길에서 마스크 쓰게 하세요!” 북한산국립공원 둘레길이 관통하는 은평뉴타운에 거주한다는 어느 주민이 일주일 전쯤에 전화를 걸어와 한 말이다. 북한산 둘레길에 탐방객이 몰려들면서 아파트단지 내 불법주차와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사생활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주말이면 새벽부터 사람들이 몰려와 큰 소리로 떠들면서 얘기하는 통에 새벽잠을 깨기가 일쑤이니 문제가 되는 구간은 탐방객에게 마스크라도 씌우라는 항의성 전화였다.

북한산 둘레길은 올해 8월 말 개통 이후 국민적인 걷기운동 열풍을 일으키며 ‘둘레꾼’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왔다. 하지만 둘레꾼의 작은 자유와 편리함을 큰 피해로 받아들이는 주민들은 날벼락일 수 있다.

8월 말 개방 이후 북한산 둘레길에는 두 달 만에 100만 명이 다녀갔다. 난데없이 외지인들을 받아들이게 된 마을주민들을 생각해서 이용자들의 성숙된 이용문화가 더해진다면 지리산이나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되는 명품 둘레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기연 국립공원관리공단 공원시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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