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k, 얼굴색만 다른 브라질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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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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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高1 브라질 축구 유학 때도 천재성 보여

“어릴 때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박주영은 청구고 1학년 때인 2001년 포항, 전남 지역 축구 꿈나무 20명과 함께 브라질로 축구 유학을 떠났다. 당시 함께 갔던 이평재 전 광양제철고 감독(현 전남 스카우트)은 이렇게 말했다. “주영이의 플레이를 지켜본 상대 감독들의 반응은 한결같았죠. 모두 ‘저 아이가 대체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어요.”

○ 어린 나이에 이해-집중력 탁월

11개월 동안 브라질의 ‘지쿠(하얀 펠레로 불린 브라질의 전설적인 선수) 축구 교실’에서 유학한 박주영은 전 세계에서 모인 쟁쟁한 꿈나무 사이에서도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축구 교실이 내린 선수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한국 선수는 5명. 그중에서도 박주영은 ‘브라질에서 뛰어도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 받은 유일한 선수였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축구 교실이었지만 그에게만큼은 ‘몸이 유연하고 축구 센스가 좋다. 점프력과 위치 선정도 발군이다’는 평가를 내렸다.

남아공 월드컵 뒤 박주영(AS모나코)의 주가가 부쩍 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개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몸값도 3배나 뛰었다. 특유의 유연성에다 체력까지 좋아진 그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남아공 월드컵 뒤 박주영(AS모나코)의 주가가 부쩍 올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5개 구단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몸값도 3배나 뛰었다. 특유의 유연성에다 체력까지 좋아진 그의 가치는 앞으로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 선수들은 매주 두 차례씩 현지 유소년 클럽 선수들과 경기를 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다른 선수들은 남미, 유럽 선수들의 개인기와 힘에 눌렸지만 박주영은 반대였다. 스펀지처럼 선진 축구를 흡수했다.

○ 당시 감독 “브라질서도 성공 가능”

당시 한국 선수들을 지도했던 브라질의 자이니 감독은 “축구를 이해하고 공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는 선수다. 어린 나이답지 않게 집중력도 좋다”며 극찬했다.

훈련도 가장 열심히 했다. 이 스카우트는 “주위에서 잘한다고 아무리 칭찬해도 씩 웃고 말 뿐 게으름을 부린 적이 없다. 남보다 한 시간 일찍 나와 한 시간 늦게 들어갔다”고 전했다. 또 “평소엔 유순한데 그라운드에만 나서면 싸움닭처럼 승부욕이 엄청났다”고 덧붙였다.

당시 연습경기에서 박주영을 수비했던 한 브라질 선수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이런 말을 했다. “저 선수는 얼굴색만 다르지 브라질 선수보다 더 유연하다. 나중에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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